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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많은 임대사업자 세제혜택…"특혜를 왜 주나, 폐기해야"

[소프트 랜딩]임대사업자 등록이 부동산 투기 세력의 세금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현실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11.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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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주택 임대사업자에게 취득세와 재산세 등 지방세와 임대소득세는 물론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감면과 더불어 건강보험료를 최대 80%를 감면해주는 특혜를 부여했다.

3주택 보유자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4억원에 구입한 주택을 8년간 보유해 3억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한 경우 일반적으로 양도세는 1억5300만원 가량 된다. 하지만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경우 최대 70%의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고, 과세표준이 달라져 8년 후 양도세는 약 1600만원으로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 심지어 취득 후 3개월 이내에 준공공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10년 이상 임대하면 양도세를 100% 면제받을 수 있다.

33평형(수도권 85㎡, 그 외 100㎡)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보유주택수에 관계없이 종부세 합산 대상에서 제외하고, 심지어 주택담보대출제한에 대해 예외가 적용되는 등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기만 하면 가히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혜택들이 주어졌다.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엄청난 세제 특혜를 제공했던 이유는 민간임대업자의 등록을 촉진하고 장기임대등록을 유도함으로써 주거안정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동시에 임대 소득에 대한 세원 노출을 꺼리는 임대업자들의 등록을 유도해 투명한 조세질서를 확립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세제혜택 때문에 2016년 20만명에 불과했던 개인 임대사업자수는 2017년 26만1000명, 2018년에는 37만1000명으로 2년 만에 거의 2배 가량 급증했다. 등록 임대주택도 2016년 79만채에서 2017년 98만채, 올해 9월에는 127만3000채로 크게 늘어났다.

그런데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랐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만 하면 10채든 100채든 종부세나 양도세 걱정하지 않고 엄청난 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되자 다주택자들이 너도나도 주택사재기에 나섰다. 즉 임대사업자 등록이 부동산 투기 세력의 '절세'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세금 회피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임대주택 상위보유자 10명의 주택은 무려 4599채에 달하며, 특히 20대 임대사업자는 2014년 748명에서 올 7월 6937명으로 9배 이상 늘었다. 심지어 2살~5살의 유아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사례도 있었다.

그 결과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주로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 85㎡ 이하의 소형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심지어 지방에서까지 단체원정을 와서 아파트 매물을 싹쓸이 하는 등 투기 광풍이 몰아쳤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1채당 평균 매매가격은 7억8561만원으로 2년 전에 비해 거의 36%나 올랐고, 특히 한강 이남 11개 구 아파트 평균가격은 같은 기간에 38% 넘게 상승했다.

국토부가 지난해부터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종부세 인상 등으로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양도세 중과세를 강화해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각을 종용했지만,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만 하면 수억원의 매각 차익을 세금 부담없이 취할 수 있는 상황에서 투기 수요가 억제될리가 만무했다.

이렇게 서울 및 주요 투기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폭등하자 국토부는 부랴부랴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키로 했다.

9·13 대책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에서 1주택 이상자가 신규 취득한 임대주택에 대해 양도세를 중과하고, 감면요건을 전용면적에서 가격기준(수도권 6억원, 비수도권 3억원 이하)으로 변경 적용하고, 수십, 수백채를 가져도 합산 과세에서 배제했던 종부세를 합산해서 과세한다.

더불어 그동안 임대사업자는 대출 규제에서 사실상 제외됐지만 투기 지역과 투기 과열지구 내에 임대사업자에 LTV 기준을 40%로 제한하고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을 매입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그러자 기존의 세제 혜택이 축소되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다주택자들의 러시가 이어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만 총 2만6279명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전년 동월 대비 258.9% 늘었고, 등록 임대주택도 한 달간 6만9857채로 전년 동월 대비 296.3% 늘었다.

이는 기존에 아파트를 매집했던 다주택자들이 결국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양도세 등 각종 세제상의 헤택을 노린 투기세력이었음을 방증한다. 지난 9월 한 달간 등록 임대주택은 서울시가 총 1만1811채인데, 부동산 광풍의 진원지인 강남 3구에만 거의 1만채 가까이 몰려있다는 점도 이러한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각계에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폐기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2일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은 '다주택 임대업자에 대한 세제혜택 방지' 법률안 3종 세트를 발의하며 “현재의 임대업자 등록에 대한 혜택은 다주택자 중과세와 정면출동하는 자기모순, 자기분열적 정책으로서 부동산 투기의 주범이 되고 있으므로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특혜들이 존재하고 있고 이미 임대사업 등록을 마친 임대사업자들은 기존 양도세, 재산세, 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상당수의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버린 상황에서 세제 혜택을 위해 8년간 장기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이들이 보유한 매물이 말라버리는 또다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박주현 의원실에 따르면 임대사업자들에게 주어졌던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을 없애고 종부세를 합산 과세하기만 해도 다주택을 소유한 임대사업자들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며, 소유한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임대사업자 폐기 법안에 대해 다수 의원들이 호응을 보였다고 박 의원실은 밝혔다.

근본적으로 다주택자들에게는 중과세를 적용하면서, 임대사업자에게만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상호모순된 정책이며 조세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종부세나 양도세, 지방세 등 세제 혜택을 서둘러 폐기하는 동시에 임대소득을 얻는 모든 사업자에게 사업자등록과 임대주택 등록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게 마땅하다.

또한 세제 혜택을 노리고 기존에 등록한 임대사업자들이 보유한 주택을 서둘러 팔 수 있도록 1~2년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주는 동시에 세입자에 세부담 전가를 막기 위해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집을 거주공간이 아닌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초심대로 부동산 투기세력을 근절하고 주택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숱한 부작용을 낳은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조속히 폐기해야 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11월 18일 (20: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성근
최성근 skchoi77@mt.co.kr

국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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