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명 수석 "소득대체율 50% 여부는 탄력적으로"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앙대 교수 출신으로서 국민연금 전문가인 김 수석은 소득대체율 상향조정을 꾸준히 주장해왔던 인물이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개편안)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김 수석을 임명하자 다양한 관측이 나왔다. 공교롭게 복지부의 개편안 발표일도 미뤄졌다.

김 수석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소득대체율 50% 주장에 변화 가능성이 있나"는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정책 결정의 위치에 가면, 탄력적으로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국민연금 정책이나 구체적인 계획을 결정하고 수립하는 위치가 아니다"라며 "정책수립의 역할은 복지부 장관에게 있기 때문에 갈등하거나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대표적인 국민연금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편을 위한 국회의 '대타협기구'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지명으로 활동했다.

당시 여야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50% 상향조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법 개정에 실패했다. 김 수석은 현행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0.01%까지만 올려도 소득대체율 50%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을 40년 동안 가입했을 때 가입기간 중 평균소득에서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액의 비율이다. 가령 평균소득이 100만원이고 소득대체율이 40%라면 40만원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 수급액을 결정하기 때문에 소득대체율은 보험료율과 함께 국민연금 개혁안의 핵심이다.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당시만 하더라도 소득대체율은 70%였다. 국민연금의 1차 개혁이 있었던 1998년에는 소득대체율이 60%로 낮아졌다.

2007년 2차 개혁 때는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낮추기로 했다. 매년 일정 비율로 소득대체율을 낮춰 2028년이 되는 해에 40%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5년마다 찾아오는 국민연금 개편안 발표와 맞물려 소득대체율 조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10월 말까지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법정기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복지부가 소득대체율을 동결하는 방안과 인상하는 방안을 포함한 초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지만, 결과는 전면적인 재검토였다. 소득대체율 조정과 함께 제시한 보험료율 인상안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오는 15일 공청회에서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한 일정을 연기했다. 11월 말까지 국회에 개편안을 제출하기로 했던 일정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