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운전 주유소 돌진 50대·전용도로 역주행 20대…모두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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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급발진해 차량 2대를 부수고 주유소까지 돌진한 50대 남성과 만취상태로 자동차전용도로를 역주행하다가 사고를 낸 20대가 나란히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 박승혜 판사는 특수재물손괴·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50)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박 판사는 또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변모씨(24)에게 징역 1년6개월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23)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각각 선고했다.

◇"나 죽게 놔둬라" 호통치고 차 2대 부순 뒤 주유소 습격

정씨는 지난 7월 경기 화성시의 한 장례식장 앞에 차를 주차한 뒤 술을 마시다가 경찰관이 다가오자 차를 급발진시켜 차량 2대를 들이받고, 주유소를 덮쳐 주유기기 1대와 주유소 담벼락까지 무너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7월10일 오후 8시20분쯤 자신의 아반떼 안에서 술을 마시던 정씨는 경찰관이 다가와 말을 걸자 "나 좀 죽게 가만히 놔둬라"라고 소리친 뒤 가속페달을 밟았다.

막무가내로 차를 급발진시킨 그는 앞에 주차된 산타페 승용차 전면부를 들이받았고, 잇달아 SM5 승용차 오른쪽 후면부와 충돌했다.

하지만 정씨의 만취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다시 50m 가량을 운전한 정씨는 주유소로 돌진했고, 주유기기 1대를 파손시킨 뒤 주유소 담장까지 무너뜨리고서야 멈췄다.

이 사고로 차량 2대와 주유기기, 주유소 담장값 등 3800만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

◇"라면 먹을래" 음주운전 부추기고…전용도로서 역주행

만취상태로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역주행을 감행하다가 사고를 낸 '간 큰 20대들'에게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변씨는 지난 6월 서울 마포구 강변북로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만취상태로 역주행하다가 사고를 내 상대방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변씨와 함께 차량에 오른 이씨는 음주운전을 하는 변씨를 말리기는커녕 "라면 먹으러 가자"며 부추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변씨는 면허취소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10%의 만취상태에서 이씨와 함께 차에 올랐다. 강변북로 자동차전용도로로 차를 몰던 그는 갑자기 서강대교 방향으로 역주행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아찔한 역주행'은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 변씨는 마주오던 레이 승용차와 충돌했고, 이 사고로 상대방 운전자 A씨(48)와 동승자 B씨(49)가 전치 3개월의 상해를 입었다.

박 판사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진입금지'라고 적힌 표지를 무시한 채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역주행하는 '엽기적인 방법'으로 운행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며 "피해자들은 사건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엄청난 고통을 입고 있다"고 꾸짖었다.

박 판사는 이씨를 향해서도 "변씨의 음주운전을 말리기는커녕 '라면을 먹으러 가자'며 운전을 종용했고, 사고를 내고도 "우리 X됐어"라며 본인들의 안위만 걱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지난 9월 부산 해운대에서 만취한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에 이른 윤창호씨의 친구 7인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음주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0.2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음주운전 44% 재범자가 낸다…'윤창호법' 발의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음주운전 교통사고 10건 중 4건 이상(44%)은 과거 음주운전사고를 낸 사람에 의해 다시 발생하는 재범이고, 이 중 40.1%는 3회 이상 음주운전 사고를 낸 상습범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과거 4차례의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삼진아웃' 되고도 또 만취운전을 감행하다가 경찰관과 순찰차를 들이받고 도주한 30대 남성이 서울 마포경찰서에 구속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 추석 연휴를 맞아 부산으로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사고를 당해 사망한 윤창호씨(22)의 사연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음주운전은 초범도 강력하게 처벌하자'는 여론이 촉발됐다.

이에 따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윤씨의 친구들은 지난달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기준을 강화하고 음주운전 치사를 살인죄로 처벌하는 내용의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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