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사장 승부수 '비디비치'…신세계인터 영업익 11배 급증 효자

비디비치 모델 송지효와 베스트셀러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폼', '스킨 일루미네이션'/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가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효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비디비치를 비롯한 화장품 사업의 고성장에 힘입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14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비디비치는 전날 연간 누적 매출 1003억원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12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매출(229억원)의 5배 규모다. 내년 매출 목표는 1500억원으로 잡았다.


패션 사업의 부진을 비디비치 등 화장품 사업이 메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좋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158% 늘어난 11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매출은 16% 증가한 3118억원이었다.

2012년 인수된 비디비치는 줄곧 적자를 내던 골칫덩이였지만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급성장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공을 들인 덕분이란 평가가 따른다. 지속적인 제품 개발 등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다.

비디비치는 특히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아 빠른 시간 안에 성공을 이뤘다. 중국인의 피부 유형, 선호하는 효능 등을 분석해 제품을 개발하고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송지효를 모델로 발탁한 효과가 따랐다.


세안제 수요가 늘어난 데다 크림 제형을 선호하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폼'은 연내 200만개 판매 달성을 눈앞에 뒀다. 메이크업베이스 '스킨 일루미네이션'도 100만개 판매가 예상된다.

이에 비디비치는 내년 면세점을 중심으로 국내 유통망을 넓히고 중국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중국에 매장이 없는데도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3분기 검색건수가 전년동기대비 470% 늘어나는 등 인기가 높다. 비디비치는 또 30·40대 여성을 겨냥해 고급 스킨케어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를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 전반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엔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출시했다. '딥디크', '아워글래스',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수입 화장품 브랜드도 다수 보유해 기초와 색조, 향수 등 제품군을 두루 갖췄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사업으로 올해 2000억원, 내년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본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 생산) 기업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자회사로 두는 등 화장품 사업에서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며 "유행에 맞는 화장품 브랜드를 선택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강점이어서 내년 화장품으로 30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