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3억원' MB에게 넘겼을수도"…과거사위, 엄정 수사 촉구

김갑배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6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연석회의 시작에 앞서 과거사 사전 조사 대상 선정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과거사위원회는 PD수첩 사건,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을 과거 여러 의혹이 제기돼 진상 규명이 필요한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2018.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010년 '신한사태' 재판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남산 3억원 제공' 사건과 관련해 3억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비롯해 정권 실세에게 건네졌을 정황이 있음에도 검찰 수사가 미진했다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과거사위는 14일 검찰의 1차수사 당시 위성호 현 신한은행장(당시 신한금융 부사장)이 사건 관련 진술자를 대상으로 "3억원이 정치권에 넘어가 문제될 가능성이 있고 게이트화될 경우 다칠 수 있다"고 진술 번복을 회유한 사실과, 이를 뒷받침할 객관자료도 새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3억원의 수령자를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 전 의원으로 속단하긴 어려우나 최소한 이명박정권 실세에 건네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언론의 미보도 취재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과서사위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3억원의 수령자가 누군지 끝내 밝혀내지 못했고,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 수사미진 사항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법원이 확정한 사실관계와 신한은행 측이 2009년 대검 중수부의 라 전 회장 비자금 수사 대응과정에서 사건을 숨기기 위해 '알리바이 자금'까지 마련한 사정,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 직전 신한은행 수뇌부에 의해 주도면밀하고 은밀하게 돈이 건네진 점 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실체가 명백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Δ당시 수사팀이 2010년 9월 사건의 최초 진술을 확보하고도 45일이 지난 11월2일에야 신한금융 수뇌부 사무실 등에 대한 늑장 압수수색을 한 점 Δ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 신상훈 전 사장 등 핵심 관련자 휴대폰을 압수대상에서 누락한 점 Δ'정치인에 대해 진술하지 않는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을 적용할 수 없다'고 쓰인 이 전 행장 자필 메모를 확보했음에도 신병확보 등 강제수사를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점을 감안해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 앞서 검찰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뒤늦게나마 국민적 의혹인 '남산 3억원 사건'의 실체규명과 관련자 처벌 등 책임있는 조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남산 3억원 사건은 이 전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2008년 2월 라 전 회장이 이 전 행장을 시켜 서울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명박정권 실세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현금 3억원을 당선축하금으로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2010년 검찰 수사과정에서 3억원 수수자는 규명하지 못했고, 라 전 회장은 무혐의 처분돼 검찰권을 남용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경제개혁연대가 2013년 2월 서울중앙지검에 라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을 재차 고발했으나 검찰은 2015년 2월 모두 '혐의없음' 처분해 사건 실체규명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