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해보니…계급정년 없고 수당도↑ '꿀보직'?

정순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특별위원회안 발표 및 정책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자치경찰제를 경험해 본 제주도에서는 자치경찰이 실제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치경찰 개인적으로도 계급정년 폐지나 수당 인상 등 적잖은 장점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토착 범죄자 검거에 유리…지자체 협력 시너지도"

우선 지역 맞춤형 치안 관리가 가능하단 점을 꼽았다. 김동규 제주자치경찰단 경찰정책관은 "제주자치경찰들은 제주도라는 관광 특성에 맞춰 무자격 가이드 등 관광 사범 사건을 다수 수사하며 전문성을 쌓거나 환경 부분에 특화해서 예방, 진압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와 협력 관계가 각종 경찰 업무에도 시너지효과를 낸다고도 밝혔다. 이영호 제주자치경찰단 대외협력관은 지난해 제주시 일대의 용암동굴 숨골(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공간)에 흑돼지의 분뇨를 버린 양돈농가 관계자들을 대거 구속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이 협력관은 "당시 수사를 진행하며 숨골 아래로 스며든 가축분뇨를 발견하기 위해 땅을 파내야 했는데 여기에 쓸 대형 굴착기 2~3대를 서둘러 지자체에서 지원받았다"며 "(지자체와 협력관계가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경찰 체제하에 있었다면 장비가 없어 신속히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산 책정이나 조직의 유연함도 장점이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국가경찰 예산은 기획재정부를 통해 국회 등의 통제를 받는 반면 제주자치경찰은 도의회 심의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예산편성이 상당히 유연한 편"이라고 말했다.

◇처우면에서는… 계급정년 폐지·수당 등 이점 많아

처우면에서는 지방직으로 전환되면서 계급정년 폐지 등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

계급 정년은 일정 기간 승진하지 못한 채 한 계급에만 머물러 있으면 강제 퇴직시키는 제도로 위계질서가 강한 군과 경찰에 있다.

제주도는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에 따라 전국 최초로 자치경찰을 도입하며 국가공무원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지원자를 받았다.

당시 제주자치경찰단은 정원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려 별도의 선발 과정을 진행했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지원자가 몰린 이유 중 하나는 계급정년 폐지, 1개 계급 승진 등 유인책이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며 "2006년 모집 당시 계급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경정급 지원자들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경찰보다 높은 수당이나 한 지역에서 장기 근무가 가능하단 점도 장점이다. 자치경찰이 되면 국가경찰처럼 전국 순환근무를 돌지 않고 특정 시·도에서만 근무하게 된다.

제주자치경찰단 한 관계자는 "단적인 예로 국가경찰 때 받던 숙직비 3만원이 자치경찰로 전환된 이후 5만~10만원 선으로 올랐다"며 "한 지역에 오래 근무하면서 자녀를 안정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