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내년 3% 성장하지만 정점 찍고 둔화

바트 반 아크 컨퍼런스보드 수석경제학자(부사장)가 1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컨퍼런스보드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전망 2019'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송정렬 특파원

세계 경제가 내년에도 3%대 성장률을 지속하겠지만, 정점을 찍고 유럽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둔화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미국경제는 내년에도 성장률을 높이며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장 내년엔 2.6%로 올해 보다 소폭 낮아지겠지만, 중기적으로 투자와 생산성 향상 등에 힘입어 3%대 중반수준의 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한 '글로벌 경제전망 2019'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바트 반 아크 컨퍼런스보드 수석경제학자(부사장)은 "무역전쟁 고조와 같은 주요한 정책적 혼란이 없다면 세계 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하강 신호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대다수 국가에서 경기순환이 성숙기에 진입하고, 경제성장률이 중기적으로 둔화 추세로 점차 복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3.1%에서 내년 3.2%로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컨퍼런스보드는 "감세와 재정지출 효과가 내년 중 사라질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확장세는 향후 2~3개월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크 부사장은 미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 "의회권력이 분점됐다"며 "인프라 투자의 경우 민주당도 원하고 있어 통과될 수 있지만, 추가적인 감세나 재정지출은 막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올해 2.1%에서 내년 1.9%로,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4.1%에서 내년 3.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어머징시장의 경제성장률도 내년 3.7%로 올해(3.8%)에 비해 소폭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컨퍼런스보드는 "주요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 달러강세, 일부 국내적 문제들로 인해 최대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2.8%에서 내년 2.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을 포함한 전체 선진국시장(mature economies)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4%에 비해선 높은 수치다. 컨퍼런스보드는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소비자신뢰도를 갖고 있는 한국은 성장동력을 소비에서 투자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정부의 부동산 가격안정화 정책은 소비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컨퍼런스보드는 "향후 5년간 한국의 성장률은 투자개선, 디지털화, 생산성 향상 등에 힘입어 0.5% 높은 3.4%까지 향상될 것"이라고 한국경제의 중기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크 부사장은 "현재까지 무역분쟁은 관세에 노출된 일부 업종과 기업들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손실도 상대적으로 적다"면서도 "한국, 대만 등이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