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살인사건' 2심도 무기징역…"이게 재판이냐" 난동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사진=뉴스1

지난해 10월 경기 양평의 한 저택에서 엔씨소프트의 윤송이 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14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허모(42)씨에게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 했다.

재판부는 "허씨는 위법한 수사과정을 지적하며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질적 내용을 침해하거나 증거능력을 부정할 정도라 볼 수 없다"며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허씨는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범행동기와 관련한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 범행 준비과정을 볼 수 있는 정황, 사건 발생 전후 허씨의 상황과 행태, 유전자검식 결과 등을 종합하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피고인의 범행이 증명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허씨에세 사형을 선고해달라는 검찰의 요청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는 21년째 사형집행이 없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이라며 "사형제 논의와 관련해 주무 부서인 법무부가 사형제가 존치돼야 한다거나 사형제 폐지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주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을 사형에 처해달라며 항소를 한 것이 올바른 검찰권 행사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형은 생명을 박탈하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며 "이런 취지에서 볼 때 원심의 무기징역은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허씨는 "한마디 드려도 되겠느냐"며 "이게 재판입니까"라고 고성을 지르며 재판부에 항의했다.

허씨는 지난해 10월25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윤모씨의 자택 주차장에서 윤씨를 흉기로 20여 차례 찔러 살해하고 지갑과 휴대전화, 승용차 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허씨는 체포 직후 범행을 자백하는 듯한 말을 했다가 태도를 바꿔 무죄를 주장했다.

숨진 윤씨는 윤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이다. 윤 사장과 김 대표 등 유족은 이날 법정에 나와 방청석에서 선고 결과를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