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장관회의 11년만에 부활…‘R&D 혁신·치매 대응·인재 육성’ 논의

이낙연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참여정부 시절 각 부처 장관들이 과학기술 분야 정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었던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이하 과기장관회의)’가 11년만에 부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의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을 부의장으로 한 ‘제1회 과기장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과기장관회의는 노무현 정부 시절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위해 2004년 신설된 범부처협의체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폐지됐다. 그러나 최근 국가 R&D(연구·개발) 혁신과 4차 산업혁명 대응 등에 있어 과학기술의 역할이 부각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11년 만에 복원됐다. 지난 7월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과기장관회의 신설을 지시했고, 10월에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규정'이 제정됐다.

이날 첫 회의에는 과기장관회의 운영방향을 논의하고, 토의 안건으로 '4차 산업혁명 대응 과학기술·ICT(정보통신기술) 인재성장 지원계획'이 상정됐다. '국가 R&D 혁신방안 시행계획'과 '국가 치매연구개발 중장기 추진전략' 등도 심의했다.

이중 '국가R&D 혁신방안 시행계획'은 부처별 세부 실행 계획이 예산·입법·행정별 38개 과제로 나눠 제시됐다. '국가 치매연구개발 중장기 추진전략'은 2030년까지 치매발병률을 5년 정도 늦추는 것을 목표로 무증상 단계에서 조기진단 기술, 치매 발병원인 탐색 연구, 인공지능(AI) 로봇을 이용한 돌봄·재활기술 개발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과기정통부는 부처공동사업으로 '치매극복 대형사업'을 기획, 권역별 치매R&D센터 지정, 치매R&D통합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기장관회의는 앞으로 국가기술혁신체계 고도화, 혁신주도 경제성장, 국민 삶의 질 향상, 포용적 사회 구현, 글로벌 리더국가 도약이라는 5대 목표와 관련된 범부처 협력과제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장관회의는 사전에 협의가 완료된 안건을 의결했다면 과기장관회의는 부처 간 협의가 되지 않은 주제도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토론'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또 과기장관회의에서 협의·조율된 사항은 R&D 예산 배분·조정, 예비타당성조사 등에 반영키로 했다.

과기장관회의는 매월 의장인 이낙연 국무총리나 부의장인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로 개최된다. 위원으로 기획재정부, 교육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12개 부처 장관이 참여하며,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간사위원을 맡는다.

이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이제까지 관행적으로 추진해온 국정을 과학기술과 접목해 혁신할 때도 됐다"며 "각 부처에 산재한 연구개발을 연계해 상승효과를 내는 일이 절박하다. 각 부처가 함께, 그리고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