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위성, 신성장동력 'M2M'으로 제2 도약 꿈꾼다

류장수 AP위성 대표/사진제공=AP위성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당장 수익이 나는 사업에만 머물러 있어선 안됩니다. 국내 위성업계 선도업체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한 발 더 나아가려고 M2M(Machine To Machine)서비스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해당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2020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본사에서 만난 류장수 AP대표는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M2M 서비스 사업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위성산업 특성상 국가 주도의 중장기 계획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현재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뉴 스페이스의 시대'(민간 주도의 새 우주 시대)가 도래하며 위성산업이 일대 변혁기를 맞고 있다는 점도 류 대표를 자극했다.


◇안정성에 'M2M' 가속 페달 달다=AP위성은 위성 및 위성 단말기 제조업체다. 2000년 6월 '아태위성산업'으로 설립해 2016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그해 11월 AP우주항공을 흡수·합병하고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00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

AP위성은 세계 최초로 최소형 위성 단말기를 개발, 출시하며 일찌감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전자통신연구소, 한국항공우주연구소 등을 두루 거치며 인공위성 '아리랑 1호' 발사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등 30년 넘게 위성 연구에 매진해온 류장수 대표의 뚝심이 낳은 결과다.

그런 류 대표가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업은 M2M 서비스다. M2M 서비스는 이동 중인 차량이나 선박에서 기기간 자동으로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일례로 냉동 차량에 생선을 실어보낸 항구에서 해당 차량의 온도, 습도 등을 모두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M2M 서비스다. 오일·가스·전력시스템의 원격 측정이나 감시 제어 및 데이터 수집 등 활용 분야가 많다.


AP위성은 M2M 서비스의 활용 분야를 전자투표로 확장하면서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다. M2M 기술을 접목한 선거용 단말기를 만들어 지난 5월 이라크 총선 때 공급한 것이다. 이로써 투표 마감과 동시에 투표 결과가 이라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관리시스템에 전송해 투표 집계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였고 미진한 통신 인프라 탓에 선거 때마다 투명성 시비가 일었던 문제점도 해결했다.

최근 UN이 서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 민주화를 위해 선거시스템 선진화를 정책화하고 있다는 점은 AP위성에 반가운 소식이다. 실제 AP위성은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과 선거용 단말기 납품을 협상 중이며 일부 물량을 수주한 상태다.

류 대표는 "M2M을 활용한 선거용 단말기의 마진율은 30%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며 "향후 시장 성장에 따라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주기설' '425 프로젝트' 본격화…높아진 실적 기대감=위성 단말기는 기지국 설치가 힘든 도서나 산간 오지나 극지방, 사막, 해양의 선박 등에서 사용된다. 때문에 기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핵심은 '칩'이다.

AP위성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칩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5대 위성통신 사업자인 아랍에미리트의 투라야에 위성 단말기를 단독 납품 중이다. 2006년부터 지금껏 투라야에 납품한 위성 단말기의 누적 매출액은 2억 달러(약 2300억원)에 이른다.

류 대표는 "자체 기술로 만든 칩으로 퀄컴, 휴즈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며 "칩에 대한 라이선스 사용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단말기 제품 가격에 있어서도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 단말기는 통상 3년마다 한번씩 교체가 이뤄지는 편이다. 이른바 '3년 주기설'이다. AP위성이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7만대 이상의 위성 단말기를 팔았고, 그 이후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약 3만대를 팔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3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밖에 정부가 예산 1조를 투입해 추진 중인 '군 정찰위성 425 프로젝트'가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AP위성의 실적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AP위성은 해당 프로젝트의 사업자에 납품하는 형태로 3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