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송신료 분쟁···방통위 "직권조정으로 막겠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3월21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13차 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지상파 방송사(지상파)와 IPTV(인터넷TV)·종합유선방송(SO) 등 유료방송사업 간 재송신료(CPS, Cost per subscribe) 분쟁이 발생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직권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추진된다.

방통위는 1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재송신 분쟁 등 시청권의 중대한 침해가 예상될 경우, 방송의 유지·재개 명령이 내려진 분쟁에 한해 방송분쟁조정위원회가 당사자의 신청 없이 직권으로 분쟁조정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개정안의 골자다.

그동안은 지상파 대 유료방송사업자 등 사업자 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의 조정 신청이 없으면 방통위가 분쟁에 개입할 수 없었다. 이번 법 개정이 통과되면 방통위가 분쟁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강화된다.

실제로 2011년 11월 지상화와 SO 간 CPS 협상이 결렬돼 KBS2, MBC 등 3개 채널의 HD방송 송출이 전격 중단된 바 있다. 2016년에는 지상파가 KT스카이라이프 (5,480원 ▲60 +1.11%)에 방송신호 공급 중단을 통보한 바 있다. 당시 KT스카이라이프가 신청하기 전까지 방통위가 조정절차를 진행할 수 없었다.

이 같은 법 개정 시도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한국방송협회는 방통위에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자율협의로 결정돼야 할 콘텐츠 거래 가격에 대한 정부 개입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재송신 중단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자율협상에만 맡겨두면 방송중단 사태가 올 수도 있어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방통위에 전달했다.

이효성 방통위 위원장은 "이번 법 개정은 재송신료 가격에 대해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며 방송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시청자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