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트럼프, NSC 부보좌관 이례적 경질 요구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미라 리카르델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에 대한 경질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와 함께 내년 1월 임기 후반기에 들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 퍼스트레이디 사무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리카르델 부보좌관에 대해 "그가 더는 이 백악관에서 일하는 영광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퍼스트레이디가 백악관 참모, 그것도 안보 분야 인사의 퇴출을 요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리카르델 부보좌관은 지난달 아프리카 순방 당시 멜라니아 측과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기 내에 멜라니아측 보좌진의 좌석이 제대로 배정되지 않았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언쟁이 벌어졌던 것. WSJ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리카르델 부보좌관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성향의 관료 출신인 리카르델 부보좌관은 지난 4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 의해 발탁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볼턴 보좌관처럼 '돌진형 매파' 스타일인 리카르델 부보좌관이 회의 때 자주 사람들을 꾸짖고 참모들에게 고함을 질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그를 '문제적 인사'로 꼽으며 몇 달 전부터 그를 내보내려 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리카르델 부보좌관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국방부 인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매티스 장관이 옛 오바마 행정부 출신 인사들을 국방부에 채용하려 하자 이에 제동을 걸고 대신 친(親)트럼프 성향 인사들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중간선거 직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경질하며 개각 움직임을 예고한 트럼프 행정부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도 교체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켈리 비서실장 후임으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수석보좌관인 닉 아이어스가 거론되며 닐슨 장관 교체도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을 뿐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