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메로나 잘팔렸다'… 빙그레 돋보이는 실적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식품업계가 늘어난 비용부담으로 3분기 부진한 실적을 잇따라 내놓은 가운데 빙그레 (67,000원 ▲1,900 +2.92%)가 돋보이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7~8월 폭염 영향으로 아이스크림 판매가 급증하면서 20% 넘는 이익 성장세를 실현한 것. 아울러 해외 법인도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어 향후 전망에 대한 기대도 높다.

빙그레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252억4592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6%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711억원으로 6.3% 늘었고 순이익은 24.2% 증가한 202억8175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여름 폭염으로 아이스크림 매출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부문별로는 아이스크림을 포함한 냉동매출이 14%, 유제품 등 냉장 매출이 3% 늘었다.

폭염의 영향과 아이스크림 할인 전문점 증가 등으로 빙과 매출이 크게 늘었다. 특히 아이스크림 바제품 1위인 메로나는 전년 동기대비 10%나 더 팔렸다. 유음료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아이스크림 판매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스크림 가격정찰제가 자리잡으면서 ASP(평균판매단가)도 높아졌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빙과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영엽이익률이 개선됐다"며 "폭염 효과가 있지만 빙과 시장이 2015년 이후 감소세를 멈추고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데다 빙그레의 시장점유율도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도 다소 긍정적이다. 유음료의 경우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우유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빙그레는 아직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향후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될 수 있고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춘다 해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앞서 서울우유와 남양우유는 흰우유 가격을 각각 3.6%, 4.5%씩 인상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우유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해외 법인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특히 지난 2016년 설립한 미국법인은 3분기 20억7800억원의 순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기존 중국법인 순익을 넘어서며 돋보이는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빙그레 미국법인은 '루체른 푸드(Lucern Foods)'사를 통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현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