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임대료 탈법인상하면 전수조사·세무검증 검토

서울 아파트 거래가 9·13 부동산 대책 이후 급격히 줄어든 것이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들어 8일까지 서울 지역에서 거래 신고된 아파트 매매 건수는 일일 평균 163.3건으로, 일평균 330.9건이 거래된 지난달보다 절반 이상 급감한 것이다. 사진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의 아파트 단지. 2018.11.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대사업자가 민간임대주택을 임대료를 법정 한도보다 더 많이 올려 받는 등 집주인이 세입자에 이중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정부 당국은 현장 정보 등을 수집해 사례의 심각성이 확인되면 의심사례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세무검증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례를 확인해 전수조사 등을 포함한 대책을 검토할지 논의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매년 임대소득 탈루 여부에 대한 검증 대상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임대사업자들이 이중계약을 통한 임대소득세 탈루한 사례가 수집되면 올해 임대소득세 신고분을 바탕으로 한 내년도 조사 대상 선정 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사업자 확대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밀어 붙인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이다. 임대주택사업자 등록 시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 감면 혜택을 주고 탈세 등 불법행위까지 방치하면 그렇지 않아도 비판여론이 많은 이 정책은 정권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재 임대사업자의 위법행위에 대한 법정 처벌 수위는 낮다고 할 수 없다.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 동안에 임대료 증액을 청구하는 경우 연 5%를 최대 한도로 하되 주거비 물가지수, 인근 지역의 임대료 변동률 등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이를 초과할 경우 지자체는 임대료 신고를 거부할 수 있다. 임대료 인상 상한선을 넘길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이 말소돼 양도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이 사라지고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임대보증금에 대해 보증에 가입하지 아니한 경우가 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임대사업자가 아닌 집주인의 경우에도 이중 계약을 통해 임대소득세를 탈루했다면 탈루 세액을 추징당하는 것과 함께 조세포탈범으로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거나 조세의 환급·공제를 받은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할 수 있는데, 부동산 다운계약서(이중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은밀하게 이뤄지는 게 보통이지만,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기존의 시스템으로도 적발할 수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는 금융회사에서 2000만원 이상 입출금 거래는 의무적으로 보고하게 돼 있다. 금액이 2000만원을 넘지 않더라도 은행권이 자금 출처나 용처가 의심된다면 보고를 해야 한다.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통해 주택 보유 및 전월세 운용 현황을 파악하고 임대인과 임차인 등의 현금 입출금 내역과 비교하면 의심사례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국세청은 FIU에서 정보를 제공받아 체납세액 징수 등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일일이 사례를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세무업계 관계자는 "국세청이 현장 정보를 바탕으로 검증 대상으로 강남 등 일부 부동산 급등 지역으로만 한정할 경우 효율적으로 탈세 등 불법 의심 사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