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후폭풍… 삼바 수주·IPO까지 악영향

바이오업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몰고올 후폭풍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 뿐 아니라 업계 전반의 신뢰 문제로 비화 될 가능성 때문이다.


당장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선들의 태도 변화 우려가 나온다.

◇거래 상대방에 법적·윤리적 문제제기 =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1공장~3공장 수주잔고는 28억1000만달러(약 3조1837억원)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1,2 공장에 더해 최근 18만ℓ급 3공장 생산에 들어가면서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수주 활동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금융당국에 의해 분식회계 주홍글씨가 새겨지면서 수주 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주요 고객인 글로벌 제약사들은 '코드 오브 컨덕트(윤리강령)'를 만들고 준수하는 데 거래 상대방에도 이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어떤 형태의 거래 상대방이든 정기적으로 파트너사를 방문해 코드 오브 컨덕트를 준수하는 지 여부를 살핀다. 만약 자신들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문제점 개선을 요구한다. 심한 경우 담당자 인사 조치를 요구할 때도 있다. 최악의 상황에선 계약을 파기하기도 한다.


업계는 분식회계가 중대한 이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도덕성이나 자체 규정보다 강력한 형사 사건으로 발전할 소지가 있어서다.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에게 윤리경영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인식된다"며 "보통은 거래 상대방에게 내부 윤리강영을 계약서상에 명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2016년 참여연대가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한 이후 아직까지 계약변경 내지 계약파기는 없었다. 그러나 당국에 의해 분식회계로 결론이 날 경우는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는 파트너사가 불법 리베이트 문제에 연루돼도 심각하게 문제제기를 해온다"며 "분식회계가 작지 않은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공모 직접 타격, 기술수출에도 부정적 = 업계는 한국 바이오 전반의 신뢰 하락을 불러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해외 기관 투자를 유치하던 A제약사 관계자는 "몇 년 전 대주주 집안에서 이사회 결정을 놓고 소란이 있었는데 원만히 해결됐다"며 "당시 기사를 놓고 해외 기관들이 '실제로 대주주 일가가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느냐'고 질문했다"고 말했다.

A제약사는 해명을 하는 데 진땀을 뺐다고 했다. 결국 이 기관은 A제약사에 투자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특히나 분식회계는 범죄로 인식되는 데 해외 제약사나 투자자들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 전반의 일반적 관행으로 취급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투자 기피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기업 상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개발비 마련을 위해 상장을 노리는 대부분 바이오 기업들에 타격이 미칠 수밖에 없다. 연내 상장이 목표인 ABL바이오를 비롯해 에이치피바이오연구소, 디앤디파마텍, 하임바이오 등이 대기 중이다.

유치된 자금은 임상을 비롯해 기술도입, 연구활동 등에 두루 쓰인다. 투자 기피는 공모가 할인을 불러오고 투자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공모를 준비 중인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과거 줄기세포 논문 조작이나 최근 한 바이오 기업의 주가조작 적발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곤혹을 치렀다"며 "IPO(기업공개) 시장 분위기가 좋았는데 공모에서 투자자 관심이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