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날개없는 추락...커지는 '아이폰 판매둔화 쇼크' 경고음

미국 증시의 '대장주' 애플이 날개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아이폰 판매부진에 대한 우려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다.


기술업종의 대표주자인 애플의 부진여파는 반도체를 포함한 기술산업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일대비 2.8% 떨어진 186.80달러로 마감했다. UBS는 아이폰 판매전망치를 하향하고, 구겐하임 파트너스는 애플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면서다.

이날 애플의 종가는 지난 10월 3일 수립한 최고가인 233.47달러 대비 19.99% 하락한 수준이다. 애플은 이날 장중 한때 약세장(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1조1300억 달러에 달했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8864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불과 40여일만에 2436억 달러의 시총이 날아간 셈이다.


수년간 혁신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애플의 최근 부진은 향후 2~3년내 아이폰 판매부진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특히 애플이 이달초 분기실적 발표에서 시장전망치를 밑도는 아이폰 판매량을 내놓으며, 다음분기부터 아이폰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시장에서는 이를 애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의 성장둔화를 의미하는 암묵적인 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회계연도 4분기(7월~9월) 애플의 매출은 629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0%나 증가했다. 하지만 주력 제품인 아이폰 판매량은 4689만대로 시장전망치를 밑돌았다. 평균판매단가(ASP) 793달러에 달하는 아이폰 고가전략을 통해 판매둔화를 상쇄한 것이다.

대니얼 이브스 웨드부시증권 분석가는 CNBC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 판매량 비공개 방침을 통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같다"며 "덜 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애플이 아이폰 판매둔화를 숨기려 하고 있다고 두려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술업종 전반에 퍼진 불안감을 고려하면 이는 일종의 퍼펙트스톰이었다"고 덧붙였다.

CNBC는 "애플이 아이폰 등 기기판매에 주력하는 하드웨어기업에서 고가제품과 소프트웨어 판매를 강조하는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같은 변화로 인해 애플의 일부 대형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수주감소를 겪는 등 기술업계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 12일에도 5% 추락했다. 아이폰 안면인식기술을 지원하는 3D 센서부품을 공급하는 루멘텀홀딩스가 실적전망치를 하향하면서 대형 고객사가 납품을 줄이라고 요청했다고 밝히면서다. 루멘텀은 애플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대형 고객사를 애플로 추정했다.

아이브 분석가는 "투자자들은 애플의 아이폰 판매둔화 뿐 아니라 반도체를 포함해 전체 먹이사슬에 미치는 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며 "대형 기술주인 FANG 종목들이 지난 몇개월간 난타를 당했지만, 최근 애플의 급락은 그 정도에 있어 투자자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고 고 강조했다.

최근 6개월간 애플의 주가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