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소식]공정무역으로 지구가 하나되는 그 곳, 지구마을사회적협동조합

▶[협동조합 인터뷰] 지구마을사회적협동조합

서울 시청인 시민청 지하 1층, 직장인과 노인들과 학생들이 모이는 곳이 하나 있다. 카페 같기도, 상점 같기도 한 이 곳은 지구마을이다.

지구마을로 들어서는 입구 벽면에는 전 세계 공정무역 제품과 나라가 표현돼있다/사진=신재은 에디터

공정하게 생산된 모든 것이 있다, 지구마을

지구마을은 지구마을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공정무역 가게다. 공정무역 커피를 비롯한 제품을 판매하고, 공정무역을 이해하고 배우며 실천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구마을에서 판매 중인 공정무역 제품들/사진=신재은 에디터

공정무역 원두로 만든 커피, 친환경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초콜릿, 캐슈넛, 건망고, 건체리, 코코넛오일 등 다양한 공정무역 먹을거리도 있다. 코트, 스웨터 등의 공정무역 의류와 브로치, 스카프, 그릇, 냄비받침 등의 소품들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지구마을은 지난 2013년 서울시청 시민청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공정무역협의회 비영리법인 산하에서 운영됐던 지구마을은 2016년, 공정무역 단체들이 조합원으로 구성되는 '지구마을사회적협동조합'으로 구조를 바꿨다. 현재 14개 공정무역 단체들이 생산 및 유통하는 공정무역 상품들을 판매한다. 제품 종류만 해도 60여 가지다.


이남숙 지구마을 총괄매니저는 “운영 2년째부터 자립을 위해 정체성과 방향을 고민하다가 연대와 협력, 상생의 의미와 역할을 살릴 수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지구마을과 거래를 맺은 국가는 네팔, 페루, 베트남을 비롯해 무려 32곳이나 된다.

공정한 관계, 공정한 거래, 공정한 제품
이렇게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고 많은 나라들이 거래하는 시스템인 공정무역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공정무역 네트워크 연합인 FINE는 공정무역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공정무역은 대화, 투명성, 존중에 기반해 국제무역에서 보다 평등한 관계를 추구하는 거래 기반의 파트너쉽이다.”

공정무역에 대해 설명 중인 이남숙 지구마을 총괄매니저

이 매니저는 “공정무역은 가격이 싸다는 뜻의 공정함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정하고 평등한 관계에서 거래한다는 뜻”이라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거래에서 나아가 생산자들에게 더 나은 삶의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무역은 발생한 초과 이익에 대해 생산자들이 학교, 우물, 병원 등을 지을 수 있게 공동체 발전기급을 지급한다. 이밖에도 공정한 가격 지불, 아동노동과 강제노동 금지, 공정한 노동조건 보장, 환경 존중 등 10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

생산자들이 더 좋은 환경, 더욱 공정한 관계 안에서 삶을 영위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 일련의 과정이 공정무역인 것이다.

이 매니저는 “공정무역은 원조의 개념이 아니라 공정하게 생산한 좋은 물건들을 거래하는 것”이라며 “현지 생산자들도 도움을 청하는 마음이 아니라 좋은 생산품들을 한국의 소비자들이 이용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공정무역을 판매하고 알리는 현장, 지구마을
지구마을은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홍보하고 교육하는 일을 진행한다. 이 매니저는 “공정무역의 가치를 판매하는 현장”이라고 말한다.

지구마을에서 판매하는 공정무역 수공예품들/사진=신재은 에디터

지구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공정무역 원두와 친환경 차(茶)를 사용하는 카페에서 음료와 공정무역 제품들을 판매한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스카프, 브로치, 의류, 접시 등 공정무역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장소도 나온다. 이렇게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가볍게라도 공정무역 제품들을 만나고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생 및 조합원 등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공정무역에 대한 교육도 1달에 1회 이상 진행한다. 지구마을을 함께 돌아다니며 공간에 대해 설명하고, 공정무역 커피 세미나, 공정무역과 관련한 퀴즈 맞추기, 영상 시청 등을 진행한다.

이 매니저는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들이 공정무역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된다”며 “교육을 받고 돌아간 학생들이 공정무역 동아리를 만들거나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하게 되는 등 일상에 공정무역을 담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송양고등학교 학생들이 지구마을에서 공정무역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지구마을사회적협동조합

이밖에도 공정무역에 관심이 있는 지자체와 공정무역 사업을 홍보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고, 공정무역 커피와 디저트 등을 케이터링 하기도 한다.

“금천구청, 성북구청 등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공정무역 제품들의 시음, 시식, 공연 등을 진행했던 경험이 있고, 공정무역 커피와 디저트들을 필요한 현장에서 즐길 수 있게 케이터링도 진행합니다. 지구마을 매장 내 벽면에는 작가들과 함께 공정무역을 알리는 전시도 진행합니다”

이 매니저가 설명한 일련의 활동들은 시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 공정무역을 홍보하겠다는 지구마을 조합원들의 의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소셜프랜차이즈 지구마을
지구마을은 5년 동안 공정무역 제품들을 다루고 공간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곳에 지구마을과 같은 공간을 꾸리고자 한다. 이름하여 ‘소셜프랜차이즈 지구마을’이다.

“공정무역가게 지구마을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공정무역에 대해 알게 됐지만 여전히 공정무역 상품을 우리 일상에서 쉽고 편리하게 구매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서 공정무역 제품을, 공정무역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자 소셜프랜차이즈 지구마을이라는 형태를 생각했습니다.”

지역에도 지구마을처럼 공정무역 제품들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공정무역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소비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이 매니저는 “공정무역 홍보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공공기관 및 공기업을 주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에 생긴 공간을 지구마을이 직접 운영을 할 수도 있고,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팅을 진행할 수도 있다.

공정무역을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삶

공정무역 제품에 대해 설명 중인 이남숙 지구마을 총괄매니저/사진=신재은 에디터

마트에서도, 자판기에서도, 식당에서도 손쉽게 공정무역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유럽. 이 매니저는 벨기에를 여행하던 이 매니저는 일상 곳곳에서 공정무역 제품들을 접하는 모습에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우리가 구매하는 제품의 생산 과정, 생산자의 노동 환경, 생산 환경 등에 대한 고민이 동반되는 소비라는 공정무역. 이 매니저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회에도 좋은 거래인 공정무역을 보다 일상 곳곳에서 느낄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