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고' 겪은 증권사, 3분기 실적 '앗'…4분기 전망은

주요 증권사가 올 3분기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와 트레이딩 실적 악화라는 이중고(二重苦)를 겪은 탓이다. 4분기에도 실적 전망이 밝지 않아 연초 실적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8일 증권사의 3분기 연결기준 실적 공시 내용에 따르면 자기자본금 기준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 (7,480원 ▼150 -1.97%)의 3분기 영업이익은 99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5%, 전분기 보다는 53.6%가 줄었다. 순이익 기준으로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5%, 전분기 보다 52.5% 감소한 740억원에 그쳤다. 순이익 1300억원이라는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다.

대신증권 (14,560원 ▼30 -0.21%)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7%, 전분기 보다는 61.9%가 줄어든 25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77억원으로 전년 보다는 6.9% 늘었지만 전분기 보다 28.8%가 줄었다.

삼성증권 (36,200원 ▼300 -0.82%)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보다 27%, 전분기 보다 35.8% 감소한 642억원이다. SK증권 (591원 ▼7 -1.17%)은 영업손실 27억원, 당기순손실 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사의 부진한 실적은 투자 심리 위축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감소와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트레이딩 부문에서 손실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의 트레이딩 손익은 2분기 803억원에서 3분기 150억원으로 81.3%가 줄었다.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전분기 보다 30.4%가 줄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지난달 누적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원으로 지난 8월(8조원대)보다 상승했지만 4분기에도 PI(자기자본운용)부문에서 일정 부분 평가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 종목에 대해 투자의견과 목표가가 잇따라 하향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에 대해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며 "IB성장세는 고무적이나 국내외 시장 약세 흐름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번 분기 실적 악화의 주요인인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에 중국 주식시장 하락폭이 확대되고 지난달에는 한국 주식 시장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4분기 트레이딩 손익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 (119,300원 ▼5,700 -4.56%)에 대해 "PI 비중이 높아지고 적극적인 투자 회사로 전환 중"이라면서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덜했던 과거처럼 높은 가치를 받기는 어렵다"며 투자의견을 'Trading Buy(단기매수)'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9만8000원으로 낮췄다.

한편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61,700원 ▼1,600 -2.53%)), NH투자증권 (10,990원 ▼130 -1.17%)은 브로커지리 부문에서 수익이 줄었지만 회사채 인수 및 주선수수료, 운용 등 다른 부문에서 3분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수익이 늘어 실적이 전분기에 비해 10% 안팎 감소에 그치면서 선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