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으로 전세계 무역 감소" 해운왕의 경고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AFPBBNews=뉴스1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머스크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여파가 내년부터 해운업계에도 불어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운업이 얼어붙으면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내년부터 전세계 화물운반 수요가 2년 새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무역전쟁에 따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전세계 화물 교역량은 내년에 0.5%, 2020년에는 2%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이상 기류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올 3분기 전세계 화물 교역량은 4.2% 성장률을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 5.8%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쇠렌 스코우 머스크 CEO(최고경영자)는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량을 보면 미국의 중국산 수입은 늘어난 반면, 미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양은 줄고 있다"면서 "분명히 내년 1분기 중 이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무역전쟁으로 미국 내 수입업자들이 미리 중국산 수입품을 재고로 쌓아두려 하면서 지난 3분기 미국의 대중 수입량은 5~10%가량 증가했다. 스코우 CEO도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이후 미국의 대중국 수입량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년부터는 둔화세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의 대미 수입은 올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30%나 감소했다.

화물 교역량이 줄어들면 해운업계가 우선 1차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고, 2차적으로는 조선업계가 피해를 입는다. 해운업체들이 주문 감소로 신규 선박 발주를 줄이면 조선업체들도 일감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머스크 같은 해운사는 750여척의 선박을 거느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이에 1100억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로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말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무역 관련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