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임종헌 재판 맡은 윤종섭 부장판사, 누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 후 하루만인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 소환되고 있다. 2018.10.28/뉴스1 <저작권자: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사법연수원 16기)의 재판을 맡게 된 윤종섭 부장판사(48·연수원 26기)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은 임 전 차장의 사건을 적시처리 사건으로 지정하고 윤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고 있는 형사합의36부에 배당한다고 15일 밝혔다.

윤 부장판사는 경남 거제, 경희대 법대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동향이자 대학 동문이다. 비서울대 출신으로, 판사 생활 18년 동안 한번도 법원행정처를 거치지 않았다.

1997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2000년 청주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의정부지법과 서울고법, 서울가정법원, 춘천지법, 수원지법 등을 거쳤다. 2009년엔 대법원 연구법관으로 일한 적이 있다. 임 전 차장과 특별한 근무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서울중앙지법에 부임한 윤 부장판사는 처음엔 민사 재판을 담당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법원이 사법농단 사건에 대비해 형사재판부 3곳을 신설하면서 형사 재판을 맡게 됐다.


원래 있던 민사합의42부에서 윤 부장판사는 2015년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사망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유족들이 국가와 경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사건을 맡았다. 당시 법원은 유족들에게 4억90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신윤균 전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4기동단장 등 경찰 3명에 대해선 6000만원을 추가 배상하는 내용의 조정을 성립시켰다.

윤 부장판사는 2016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들 병역비리 의혹 허위사실과 관련해 강용석 변호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재판을 맡기도 했다.

한편 윤 부장판사와 함께 임 전 차장 사건을 심리할 배석 법관은 임상은(33·40기)·송인석(30·43기) 판사다. 이들은 재판부 신설 이전부터 민사합의42부에서 윤 부장판사와 호흡을 맞춰왔다.

임 전 차장의 첫 재판은 이르면 다음달 초 열릴 전망이다. 적시처리 사건으로 지정된 만큼 강도 높은 일정을 소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증거조사 절차가 시작되면 주 3~4회까지 재판을 열게 될 수도 있다.

앞으로 기소될 임 전 차장 공범들의 재판도 윤 부장판사의 재판부로 배당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차한성·민일영 전 대법관을 소환조사한 검찰은 오는 19일 임 전 차장의 공범으로 지목된 박병대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