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슈끄지 피살사건 관련 사우디 관리 17명 제재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사우디아리바아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몸통으로 의심받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미국은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 사우디 관리 17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몸통으로 의심받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인 사우드 알 카흐타니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총영사, 터키가 피살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확인한 암살팀 구성원 15명 등 총 17명의 사우디 국적 인물들을 제재리스트에 올렸다.

이들 제재대상자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 및 미국기업들은 이들과 거래를 할 수 없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부장관은 성명을 통해 "제재 대상에 오른 사우디 관리들은 끔찍한 살해에 관련된 인물들"이라며 "미국에 거주하며 활동한 기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그들의 행동은 응분의 결과에 직면해야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발생한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한 첫 실질적인 제재이며, 중요한 안보적 경제적 동맹국인 사우디 정부를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사우디 국적자들에 대한 제재부과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첫 조치로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연류된 사우지 정부 인사들의 비자취소를 결정한 적이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미국의 마지막 처벌은 아닐 것"이라며 추가 제재를 예고했었다.

한편, 사우디 검찰은 이날 자체 수사결과 발표에서 "카슈끄지를 살해하라고 직접 명령한 사람은 그를 귀국시키기 위해 터키로 보낸 협상팀의 현장팀장"이라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사건의 최고 책임자는 사우디 정보기관의 2인자인 아흐메드 알아시리"라며 "그가 카슈끄지를 강제로라도 귀국시키라고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최측근으로 이번 사건 직후 해임된 알아시리가 '몸통'이며, 살해를 직접 지시한 것은 현장팀장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