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강력한 금연 대책 발표…멘솔 담배 금지까지 추진

미국에서 판매되는 멘솔향 연초담배. /AFPBBNews=뉴스1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다양한 향이 첨가된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제한하고 박하향(멘솔)이 들어간 모든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1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스콧 고틀립 FDA 국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전자담배 액상 판매를 제한하고 멘솔 궐련 담배와 향이 첨가된 모든 시가 담배를 전면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규제가 시행되면 미국 편의점과 주유소 등에서 일반 담배와 비슷한 향이나 민트, 멘솔을 제외한 전자담배 액상을 구매할 수 없게 된다. 온라인 또는 미국 전역에 1만여 곳밖에 없는 담배 전문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으며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판매할 수 없도록 더 정교한 나이 인증 검사 절차가 요구된다.


최근 미국 10대 사이에서는 크림, 망고 등 다양한 향이 첨가된 액상 전자담배가 유행으로 자리 잡아 흡연율이 증가하고 있다. 고틀립 국장은 이에 지난 9월 "전자담배가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염병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며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의 판매를 즉각 금지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규제를 예고했다. 그는 결국 이날도 "한 세대 전체가 중독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틀립 국장은 그러면서 멘솔이 첨가된 일반 담배의 유해성도 지적했다. FDA에 따르면 현재 미국 12~17세의 청소년 흡연자의 절반이 멘솔 담배를 피우고 있다. 성인 흡연자의 3분의 1만 멘솔을 피는 것에 비해 청소년의 멘솔 담배 흡연율이 더 높은 것. 고틀립 국장은 "멘솔향이 흡연의 불쾌한 점을 숨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멘솔향 궐련담배와 향 있는 시가 담배를 전면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FDA의 액상 담배 규제를 존중하겠다고 밝힌 담배제조업계는 멘솔 규제에 대해서는 반대의사를 즉각 표명했다. 필립모리스 모회사 알트리아는 "멘솔 및 전자담배 액상에 대한 전면금지는 극단적인 조치"라며 "과학과 증거에 기반을 둔 판단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알트리아는 지난달 FDA의 권고를 받아들여 일반담배향과 민트, 멘솔 향을 제외한 다른 향의 액상제품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반흡연단체들은 FDA의 결정을 환영했다. '담배로부터 자유로운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 대표 매튜 마이어스는 "두 개의 규제조치는 그동안 연방정부가 해 온 그 어떠한 정책보다도 청소년과 흑인들의 흡연율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극찬했다. 공공보건법센터의 조엘 레스터 흡연억제부 담당자는 "그동안 담배제조업체들은 이 같은 규제를 막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면서 "이번 규제가 공공보건이 개선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규제가 통과하기까지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미국 전국편의점협회는 "FDA는 특정 매장에게만 물건을 팔지 말라고 할 권한이 없다"면서 "법적으로 해당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투자회사 제프리스의 오웬 베네트 분석가는 "멘솔 담배는 흑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많은 담배"라면서 "FDA가 규제를 밀어붙이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멘솔 규제 시행까지 최소 3년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