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통지서가 무서운 직장맘…'다함께 돌봄'이 늘어난다

#19일 서울 노원구의 상계 주공10단지 아파트 1층에 '아이 휴(休) 센터'가 들어선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을 모아 방과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다함께 돌봄' 센터다. 노원구는 이곳 외에도 올해 '다함께 돌봄' 센터를 11개 더 만들 계획이다.


주민자치센터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을 방과 후 아이들 돌봄 장소로 활용하는 '다함께 돌봄'센터가 초등학생 방과 후 프로그램 사각지대를 해소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년 240개의 '다함께 돌봄' 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응답하는 등 지자체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미 서울 노원구를 비롯해 경기 오산시, 강원 속초시, 부산 사하구, 울산 북구, 경남 창녕군 등이 방과후 돌봄 센터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다함께 돌봄'이 뭐길래 = '다함께 돌봄'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를 위해 등장했다. 주민자치센터, 도서관,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등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 이웃 아이들을 함께 모아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설치비와 인건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이용요금이 저렴하다. 1 명당 한 달에 10만원 정도 내면 된다. 주로 간식비 등으로 사용된다. 운영 프로그램은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전국에서 12개의 '다함께 돌봄'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말이면 20여개로 늘어난다. 복지부는 2022년까지 '다함께 돌봄' 사업을 18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신설되는 센터 200 곳을 지원할 예정이다.


노원구의 경우 2013년부터 지역 도서관과 결합한 '독서돌봄'을 14곳 운영 중인데, 올해부터는 '다함께 돌봄'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생 1~3학년을 대상으로 아파트 단지 등에 돌봄 센터을 설치해 저녁 8시까지 운영한다.

김정한 노원구 아동친화정책팀장은 "노원구의 경우 맞벌이 부부들의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내에 돌봄 센터가 있으면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등교 전 돌봄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함께 돌봄'의 차별성은? = 현재도 각 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돌봄교실을 운영 중이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역아동센터에서도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유휴교실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수요를 다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공적돌봄서비스의 초등학생 이용률은 11.9%에 그친다.

초등돌봄의 공백은 고스란히 부모들의 부담이 된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력단절 여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초등학생 `학년 자녀를 둔 직장여성이 지난해 2~3월에만 1만5841명이 퇴사했다. 초등돌봄의 공백이 여성들의 경력단절의 주된 요인이라는 의미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경제학회에 기고한 글에서 "초등학생 자녀의 경우 기혼 여성의 고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기혼 여성에게서만 고용 비중이 예외적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다함께 돌봄'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함께 돌봄'은 기존 돌봄서비스와 달리 소득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중간중간 학원을 가는 것도 가능하다. 각 지자체의 인프라에 맞춘 문화·예술·스포츠 등 '콘텐츠'와도 연계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영유아기 무상보육을 통해 전일제 돌봄서비스를 받던 아동이 초등학생 이후 돌봄 공백을 겪게 된다"며 "지자체의 돌봄시설 확충 의지가 높아 지자체 공조로 돌봄 서비스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