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갈등' 캘리포니아 두 번째 방문… "숲 관리 잘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의 산불피해 지역을 찾았다.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잇단 대형산불로 71명이 사망하는 등 역대 최악의 피해를 입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를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문제 등으로 갈등 관계인 이 지역을 찾은 건 취임 후 두 번째이다. 다만 논란이 됐던 화재 원인에 대한 생각은 그대로였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새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 등과 함께 지난 8일 발생한 산불 '캠프파이어'의 피해를 입고 있는 파라다이스 마을을 찾았다. 캠프파이어는 파라다이스 마을 대부분을 불태우는 등 서울 면적(605.21㎢)과 비슷한 599㎢ 규모의 피해를 주고 있다. 71명의 사망자와 1011명의 실종자를 낳아 캘리포니아주 역대 최악의 화재사고로 기록됐고, 무너진 건물만 1만채가 넘는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화재 진압은 아직 55% 정도만 된 상태다.


미국 뉴욕타임스·NBC 등에 따르면 화재 현장을 둘러본 트럼프 대통령은 "인생이란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슬프다"고 말하고, 연방정부가 지원할 것임을 강조했다. 앞서 12일 미 연방정부는 캘리포니아를 주요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어 그는 "우리에겐 (피해를 수습하는) 일을 하는 놀라운 사람들이 있다"며 "누구보다 일을 잘 해낼 것"이라고 화재 진화 및 복구 작업을 하는 직원들을 격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에서 '울시파이어' 산불에 탄 자동차를 보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두 번째로 캘리포니아주를 찾았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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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형산불의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가 꼽히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나는 생각이 확고하다. 화재 원인은 여러 가지"라며 숲의 관리 문제를 다시 꺼냈다.

그는 숲에 쌓인 잡목 등을 제때 청소하지 않은 게 대형산불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관리 부실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면서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캘리포니아에 대한) 더 이상 연방 지원금은 없다"고 글을 올려 비판 여론이 일었다. 덧붙여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핀란드 같은 나라는 어떻게 숲을 관리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울시파이어'로 피해를 입은 남부 캘리포니아도 찾았다. 역시 지난 8일 발생한 울시파이어는 유명 연예인 등이 사는 부촌으로 유명한 말리부를 중심으로 피해를 입혔으며, 이로 인해 3명이 사망하고 수백채의 집이 무너졌다. 피해 면적은 396㎢에 이른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이민, 마리화나 합법화, 환경문제 등 여러 가지 정책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부딪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를 처음 방문한 것은 취임 1년을 넘긴 지난 3월이었으며, 이는 자신이 추진한 남쪽 국경장벽 건설 현장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한 캘리포니아 공군기지에는 민주당 소속인 제리 브라운 현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주지사 당선인이 마중을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