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봉 코리아텍 신임 총장 유력...최저임금 보은인사 논란

어수봉 전 최저임금위원장. /사진=이동훈 기자

최저임금 16.3% 인상을 주도한 어수봉 전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의 유력한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추진 밑거름이 된 최저임금 인상을 마무리한 데 따른 보은인사라는 말이 나온다.


18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다음달 14일 임기가 끝나는 김기영 코리아텍 총장의 후임자로 어 전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어 전 위원장은 올해 4월 최저임금위원장 임기를 끝냈다. 어 전 위원장은 한국노총 출신으로, 1999년부터 코리아텍에 몸담았다. 지금은 코리아텍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원장을 맡고 있다.

코리아텍은 1991년 고용부가 설립한 국책대학이다. 공학교육과 인적자원개발을 맡고 있다. 올해 코리아텍 총장 연봉은 1억6331만원으로 고용부 산하기관장 중 최고액이다. 총장 임기는 4년이다.

코리아텍은 오는 19일 학교법인 이사회를 열고 후임 총장 선임 절차와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장은 1차례 연임할 수 있지만 김기영 현 총장이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어 전 위원장은 지난해 2018년도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맞추기 위해 지난해에 비해 16.3%(1030원) 오른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7530원 결정을 주도했다. 최저임금 인상 결정 구조에서 정부가 선임한 공익위원들을 이끄튼 위원장의 동의 없이는 올해와 같은 인상폭이 불가능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어 전 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난색을 표하는 사용자위원들에게 "공익위원들이 납득할만한 제시안을 내야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대선후보들이 모두 내놓은만큼 현재의 낮은 최저임금 수준을 높여야한다는 데 국민들의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도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노사위원들이 각각 의견을 내지만 결국 최저임금 결정의 캐스팅보트는 공익위원들이 쥐고 있다"며 "어 전 위원장과 공익위원들이 끝까지 반대했다면 근로자위원들의 의지만으로는 16.3% 인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 전 위원장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 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거센 반발이 일고 나서야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속도조절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코리아텍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김기영 총장의 황제출장 논란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김 총장은 지난 4월 12일간 북남미 5개국 출장 일정에 4600만원을 지출했다. 총장과 비서 단 둘이 항공료 2200만원, 숙식비 850만원, 차량 렌트비용 1200만원 등을 세부내역 없이 사용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 받았다.

한편 고용부 관계자는 코리아텍 차기 총장 인사와 관련해 "아직 김기영 총장의 후임 인사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았다"며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