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31주기 추도식, 삼성가 한자리에…이재용 부회장 지난주 방문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사진·1910~1987년)의 31주기 추모식이 19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삼성과 CJ, 한솔, 신세계 그룹 인사들이 차례로 선영을 찾아 창업정신을 기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 부회장과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가족들은 지난주 먼저 선영을 찾아 이 선대회장을 추모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로 수감돼 추모식에 불참했다 2년 만에 추모식을 치렀다.


외부 시선을 피해 한발 앞서 창업회장의 기일을 기린 이 부회장이 신성장동력 발굴, 사업구조 개편 등 앞으로 넘어야 할 굵직한 과제를 두고 어떤 각오를 다졌을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은 미국에 머물렀던 2013년에 이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부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이 선대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31주기를 맞은 이날엔 오전 10~11시 삼성 계열사 사장단 50여명이 차례로 입장해 창업정신을 기렸다. 추모식은 선영에서 묵념을 하고 고인의 뜻을 기리는 방식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추모식 현장은 예년처럼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CR(대외) 담당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인재개발 담당 부회장을 비롯해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대표,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대표, 김현석 CE(소비자가전), 이상훈 이사회 의장,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팀장(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겸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삼성전자 고위급 임원과 고문 등 50여명이 선영을 찾았다.


최치훈 삼성물산 (150,400원 0.00%) 이사회 의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790,000원 ▼1,000 -0.13%)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도 참배했다. 권오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은 다리를 다쳐 추모식에 불참했다.

CJ (123,500원 ▼1,400 -1.12%)그룹과 신세계 (162,500원 ▼1,200 -0.73%)그룹, 한솔그룹 등 범삼성 일가와 경영진은 이날 오후 따로 선영을 찾아 추모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선영을 찾았다.

호암 추모식은 범삼성가의 공동행사로 20여년 동안 진행되다가 각 그룹이 커지면서 한꺼번에 행사를 치르기 힘들다는 이유로 일부 분리돼 진행됐다. 이 선대회장의 장남이자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한 것도 계기가 됐다. 양가는 2015년 이맹희 회장의 별세 이후 화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추모식과 별도로 기제사는 예년처럼 CJ그룹 주재로 이날 저녁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진행된다. 기제사는 2010년까지 생전 고인이 살았던 서울 장충동 자택에서 열리다 2011년부터 CJ인재원으로 자리를 옮겨 CJ그룹이 주관하고 있다.

이 선대회장은 사업보국과 인재제일을 내세운 경영철학으로 삼성의 기반을 닦았다. 특히 인재를 육성하지 못하는 경영자를 부실 경영자라고 할 만큼 인재 육성에 열정을 쏟은 기업가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