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박병대 전 대법관 檢 출석…"사심 없이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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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지연 개입 의혹 등을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18.11.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양승태 대법원 시절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하며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지연 의혹 등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박병대 전 대법관(61·사법연수원 12기)이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9일 오전 9시30분 박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박 전 대법관은 "많은 이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제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했다. 또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사심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경위를 막론하고 많은 법관들이 자긍심에 손상을 입고 조사를 받게 까지 된 데 대해서는 대단히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거듭 송구하다"며 "이번 일이 지혜롭게 마무리돼서 국민들이 법원에 대한 믿음을 다시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법관은 '당시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대법원장을 위한 곳이었는지', '사법농단 행위가 사법행정에 포함됐는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판단으로 이뤄진 일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조사과정에서 (말) 해야될 것이기 때문에 이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박 전 대법관은 양승태 대법원의 각종 사법농단 의혹이 집중된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2017년 6월 퇴임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전임 법원행정처장이던 차한성 전 대법관에 이어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외교부 등과 함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관련해 재판 지연 및 전원합의체 회부, 판결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행정처는 청와대의 요구를 들어주고 법관 해외파견 등에 대한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박 전 대법관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후 지방·국회의원들이 제기한 지위확인 소송 등에 개입하고 헌법재판소 파견 판사를 통해 탄핵심판 및 헌재의 평의 내용 등 내부 기밀을 빼돌리고,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를 유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에도 관여한 것으로 의심 받는다.

이외에도 박 전 대법관은 Δ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관련 행정처의 고용노동부 재항고 이유서 대필 Δ법관 비리수사 축소·은폐 위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내란음모 상고심 기일 조율 Δ비선 의료진 특허소송 등 박근혜 청와대 관심사건 재판정보 유출 등에도 개입한 것으로 의심 받는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 전반에 걸쳐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는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을 구속기소하며 박 전 대법관을, 차한성·고영한 전 대법관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공모관계로 적시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차 전 대법관을 비공개 소환조사하고 9일에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상고심 주심을 맡았던 민일영 전 대법관을 소환조사했다. 또한 지난 14일 임 전 차장을 구속기소하는 등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을 향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전 대법관에 이어서는 고 전 대법관이 소환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어서는 사법농단 의혹 정점에 있는 양 전 대법원장도 연내 소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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