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표 전문점' 수출 박차…필리핀에 노브랜드·센텐스 진출

이마트가 미래 핵심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PB(자체브랜드) 전문점이 본격 해외로 보폭을 넓힌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진두지휘해 이마트, 스타필드 등 자체 채널의 집객력 강화를 노리고 론칭한 PB전문점이 개별브랜드로서도 '합격점'을 받으며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점 야심작 '노브랜드' '센텐스' 필리핀 진출=이마트는 지난 16일 필리핀 2위 종합 유통서비스 그룹인 '로빈슨스 리테일'(Robinsons Retail)과 이마트 전문점 브랜드를 수출하는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로빈슨스 그룹'은 쇼핑몰 47개, 백화점 49개, 슈퍼마켓 130개, 편의점 및 전문점 3000개 매장을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1차로 2020년까지 필리핀 내 주요 쇼핑몰과 백화점 등 쇼핑시설에 '노브랜드'와 '센텐스'의 전문점 매장을 각각 25개씩 여는 것이 주요 골자다. 파트너사인 '로빈슨스 리테일'이 실질적으로 매장을 개발하고 운영하며, 이마트는 상품수출 대금과 로열티를 지급받게 된다.

특히 이마트는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노브랜드 상품을 개발해 현지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를 베트남과 몽골 이마트를 비롯 한국 이마트로도 역수출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된 계기는 노브랜드의 '가성비' 콘셉트와 'K-뷰티'를 바탕으로 한 센텐스의 상품 경쟁력이 통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주호 이마트 해외사업담당 상무는 "이번 필리핀 진출은 대형마트 해외 진출, 상품 수출에 이어 이마트의 미래 핵심사업인 전문점까지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센텐스' 1호점 외관 /사진=이마트

◇PB수출, 전문점 해외 입성 '속도'…이마트 '미래 먹거리'로=노브랜드는 전문점 매장 출점외에도 자체 상품을 베트남과 몽골 이마트를 비롯 중국, 싱가폴,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1~10월 기준 수출액은 57.8% 신장했다.


지난 7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센텐스가 진출해 국내 매장 대비 2배를 웃도는 매출을 거두고 있다. 피코크도 미국 현지법인과 파트너사를 통해 1000여곳 슈퍼마켓에 상품을 공급 중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해 프리미엄 식료품 매장 'PK마켓'을 미국 LA(로스앤젤레스) 도심부에 오픈한다. 6층 건물 중 1~3층, 총 4803㎡(1453평)을 임차해, 구매한 음식을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그로서란트'(grocery+restaurant) 매장으로 꾸며 미국 주류사회를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향후 미국에서 성공을 발판으로 유럽 등지로도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내 유통채널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어준 PB, 전문점들의 자체 경쟁력도 입증이 됐다고 볼 수 있다"며 "해외 진출은 시장 상황 등을 판단해 상시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점 노브랜드 매장 /사진제공=이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