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협상 결렬…野 '고용세습 국정조사' 요구

여·야3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사진=이동훈 기자

국회 정상화를 위해 19일 만난 여야 원내대표들이 정상화 합의를 이루는데 실패했다. 야당은 고용세습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여당이 수용할 때까지 국정 정상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반면 여당은 감사원 전수조사가 마무리된 뒤 국정조사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지켰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비공개 회동은 약 40분 동안 진행됐지만 원내대표들은 결론 없이 회동을 마무리했다. 이견 차가 심했던 듯 회동장 안에선 이따금 고성도 들렸다. 현장을 먼저 나온 김성태, 김관영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오늘 협상도 결렬됐다"고 알렸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오늘 타협을 위해 고용세습 채용비리 국정조사뿐 아니라 사립유치원 전면 국정조사를 통해 발본색원하자고 했다"며 "어떤 국정조사도 수용 못한다는 민주당의 입장은 정부 예산안도 국회 패싱(passing)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정의당이 고용세습 채용비리 국정조사에 강원랜드를 포함하자는 것도 수용키로 했다"며 "민주당이 박원순 서울시장 하나를 보호하려고 국민적 분노를 산 고용세습 조사를 막으려는 의도가 뭔가"라고 압박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민주당을 제외한 정의당까지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야당의 최소한 요구도 무참히 짓밟는 여당의 태도를 다시 한 번 규탄한다"며 "여당의 입장변화가 있기까진 국회 정상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야당이 국정조사 시기까지 여당에게 일임할 정도로 많은 양보를 했는데 받아들인 게 없다"며 "국회 예산 심의도 거부하고 정부안으로 간다는 속셈"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홍영표 원내대표는 "(우리는)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며 "정부가 감사원에서 전수조사를 하고 철저히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수조사를 보고) 고용세습 취업비리가 구조적으로 발생했는지 따져보는 걸로 국정조사를 하는게 더 생산적"이라며 "지금은 예산과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중요한 시기에 유치원 국정조사까지 하자는데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예결위 예산소위 문제도) 국회의원 300명 중 비교섭단체에 속한 28명 중 한 명도 예산소위에 들어오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 부분을 (야당에) 설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은 여전히 평행선이고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야당의 합리적 요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난감하다"며 "그러나 대화는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