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연말 쇼핑 시즌… IT주 미워도 다시 한번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의 한 쇼핑몰 전경. /사진=블룸버그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아이폰 판매부진 전망이 촉발한 업황 우려까지 겹치면서 위축됐던 IT(정보기술)주 투심이 연말 쇼핑시즌을 계기로 반등할지 주목된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여러 우려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미소매업협회(NRF)는 올해 연말 쇼핑시즌의 성과를 낙관하고 있다. NRF는 올해 연말 쇼핑시즌(11~12월) 소매 판매액이 전년 대비 4.3~4.8% 증가한 7175억~7209억달러(약 811조~8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증가율 3.9%를 상회하는 것이다.


미국 고용시장 구조 변화에 따른 임금 상승세가 지속 중이고, 소비 성향이 가장 높은 소득 하위계층 소비 심리가 가파르게 개선되면서 연말 소비 실적은 눈높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NRF는 연말 쇼핑시즌 소매 판매액이 전년보다 3.6~4.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실제로는 5.3% 증가하며 2010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추세는 선진국 소비와 민감도가 큰 국내 전기전자 업종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쇼핑 시즌 프로모션에 가장 적극적인 TV 업계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가격을 20~40%까지 할인하며 프리미엄 구매자들을 유인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프로모션에 소극적인 애플도 유통 업체 및 통신사들과 협력해 신형 아이폰 시리즈에 대한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9과 S9 시리즈의 가격 할인과 함께 사은품 제공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망대로 연말 쇼핑시즌의 성과가 긍정적이라면 아이폰 판매에 집중된 우려가 완화되는 한편, IT 세트업계 전반적으로 양호한 재고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내년 1분기에는 갤럭시 S10 조기 출시 효과와 더불어 트리플 카메라, 5G(5세대 이동통신), 폴더블 스마트폰 등 새로운 트렌드가 부각되면서 내년에도 배터리,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멀티카메라 중심의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주목"=한편 국내 반도체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지난주 KRX반도체지수는 전주 대비 2.3% 하락하며 코스피의 주간수익률(0.3%)을 2.6%포인트(p) 하회했다. 삼성전자 (77,700원 ▲2,200 +2.91%)는 0.7%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SK하이닉스 (178,100원 ▲7,100 +4.15%)가 3.8% 내렸다.

미국 엔비디아의 실적 쇼크와 중국 반독점 당국의 메모리 반도체 가격 담합 조사 소식이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8%, 0.4% 약세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주 대비 0.7% 하락하며 KRX반도체지수(-2.3%)를 1.6%p 상회했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나오면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주에는 반도체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낙폭이 지나쳤던 종목 중에서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 티씨케이 (124,500원 ▲900 +0.73%), 고영 (16,760원 ▲420 +2.57%) 등 3사를 추천한다"고 했다.

이들 3사는 모두 3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기존 추정치를 하향 조정할 만한 요인이 없으며, 4분기 실적은 3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