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국방 "카슈끄지 시신 이미 국외 반출 가능성"

머니투데이

김준석 인턴기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에 관련한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 시위를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 앞에서 하는 시위대의 모습/AFPBBNews=뉴스1

터키 국방장관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살해당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시신이 절단된 후 수하물로 운반돼 터키 밖으로 반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에서 열린 핼리팩스 국제안보포럼에 참석해 "사우디에서 파견된 요원들이 카슈끄지 살인 후 3~4시간 안에 시신을 가지고 출국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카슈끄지 시신은 절단된 후 수하물로 국외 반출됐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훌루시 장관은 이때 사우디 암살단이 외교관 여권을 이용해 문제없이 절단된 시신을 반출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앞서 15일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를 살해하라고 직접 명령한 사람은 그를 귀국시키기 위해 터키로 간 협상팀의 현장팀장"이라며 "협상팀 중 5명이 카슈끄지에게 약물을 주입한 뒤 시신을 토막 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신에 대해서는 신원불명의 현지 조력자(local cooperator)에게 넘겨졌다는 게 사우디 검찰의 설명이다.

알자지라 등 일부 언론은 수사과정 중 유리를 부식시킬 때 사용하는 플루오린화수소산과 각종 화학약품 흔적이 영사관저 내에서 발견됐다는 터키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신을 처리하는 데 화학약품이 쓰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카슈끄지 사망 당시 음성 파일에 대해 "정말 고통스럽고 잔인한 테이프"라고 말하고, "이르면 19일 이 사건의 결론을 알 수 있는 '상세한 보고서'를 발표하겠다"며 입장 표명을 뒤로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