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직접 계량 가능해진다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최근 전기자동차를 구입한 A씨는 지방 출장을 가던 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직류(DC) 급속충전을 하게 됐다. A씨는 국내에선 교류(AC)로 배전을 하는데 충전기에서 직류로 급속충전하면 내 차에 실제로 충전되는 양이 얼마나 정확하게 계량이 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공장장 B씨는 최근 개발한 직류 전력량계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도입했다. 한전으로부터 ESS 특례할인 요금 적용을 받기 위해서다. 그러나 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직류 전력량계 기반의 ESS의 경우 할인요금을 적용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후회했다.

앞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직접 계량이 가능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0일 전력량계 기술기준 고시를 통해 직류 전력량계의 형식승인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직류 전력량계는 계량정확도, 내구성 등 계량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법정계량기로 관리받게 된다. 직류 전력량계의 개발과 보급도 촉진될 전망이다.

정부가 직류 전력량계의 계량표준을 만든 것은 직류전력 계량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급속충전 등직류 기반 에너지 신산업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영향을 줬다.

그 동안 국내에는 직류 전력량계가 없어 직류전력 계량 시에도 교류 전력량계를 사용해 왔다. 이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 계량을 위해 직류에서 교류로 전류를 변환하고, 사용할 때 다시 직류로 변환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설비 비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손실도 발생한다. 변환 손실은 최대 20%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마련된 계량표준에 따라 신뢰성이 확보된 직류 전력량계가 시장에 출시되면 전력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전력손실을 막아 에너지를 절감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소비자가 안심하고 직류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신뢰성이 확보된 직류 전력량계 시장 출시로 직류전력 기반의 에너지 신산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사물인터넷(IoT) 융복합 계량기 등 차세대 스마트미터링 분야의 표준 개발·보급에도 박차를 가해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