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日닛산 회장 체포 '나비효과' 어디까지..현대차그룹 글로벌 4위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자동차 업계 전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이 자신의 보수를 축소 기재한 등의 혐의로 일본에서 체포되면서, 그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도쿄 지검 특수부는 곤 회장을 유가증권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500억원 가량 적게 기재하고 회사 공금을 자택구입 등에 유용한 혐의로 체포했다.


닛산 측은 이사회에 곤 회장과 그의 부정행위에 가담한 그렉 켈리 대표이사의 해임안을 제안할 방침이다.

곤 회장은 워낙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통했던 터라 충격파가 크다.

2000년대 들어 경영난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닛산에 파견돼 '미스터 해결사'(Mr. Fix It)로 불렸으며 지난해 미쓰비시까지 인수하며 동맹을 세계 1~2위를 다투는 거대 자동차 공룡으로 키운 장본인이다.


벌써부터 이번 사태가 3사 동맹 파열의 전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체포의 배경도 일본 측 경영진과 곤 회장 간 내부 알력 다툼과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분분하다.

곤 회장이 르노 지분 15%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 뜻대로 르노와 닛산의 경영 통합을 추진하자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대표 측이 강하게 경계했다는 것이다. 그간에도 사이카와 대표는 "회사 권한이 한 사람(곤 회장)에게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불만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이번 사태가 자칫 프랑스-일본 정부 간 갈등으로까지 비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실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는 르노의 대주주로서 그룹의 안정과 르노-닛산의 동맹에 매우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일본 정부를 압박했다.

실제로 동맹의 분열이 가시화될 경우 3개사의 입지가 크게 축소되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 지형도가 크게 변할 수밖에 없다. 일단 3개사 간 시너지 효과와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

동맹의 맞수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 1위로 독주하고 일본 토요타그룹이 바짝 따라올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만년 글로벌 5위'에 정체됐던 한국 현대차 (249,500원 ▲4,500 +1.84%)그룹이 어부지리로 미국 GM그룹에 이어 4위에 오를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선 르노삼성 자동차와 한국닛산(인피니티 코리아 포함) 법인이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서로 별다른 교류는 없었다. 판매영업도 독립적으로 이뤄져 왔다. 사실상 남남이다. 두 법인 모두 아직 이번 사태에 대한 별다른 입장은 내지 않았다.

그나마 동맹의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를 연 10만~13만대 생산해 물량을 유지해 왔다. 부산공장 전체 생산 캐파의 절반 수준이다. 내년 9월 위탁 생산 계약이 종료돼 후속 모델 배정을 협상하고 있는 르노삼성은 이번 사태가 돌발 변수로 작용할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차의 기술적 문제라기보단 경영자 개인 비위 혐의이다 보니 이번 사태가 국내 판매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에도 두 브랜드가 국내에서 완전히 다른 브랜드 인식돼 왔기 때문에 글로벌 본사의 역학 구도 변화가 실질적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체감은 제한적"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