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적폐 청산 나선 文 "현장 모르는 대책 다시 마련" 질타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협의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18.11.20.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갖고 학사비리, 공공기관 채용비리, 재개발·재건축 비리, 편법 탈세 등 사회에 만연한 9가지 생활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특히 국민권익위 등 유관부처가 이날 보고한 대책에 대해 "현장을 잘 모르고 있다"라며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도시락 오찬을 겸한 이날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반부패 청렴국가 실현은 역대 정부에서도 목표로 삼아 추진하였으나, 어느 정도 진전되는 듯하다가 끝에 가서 퇴보되었던 전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에서는 확실히 바꾼다는 의지를 갖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 분야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라며 "재정이 투입된 분야에 대한 관리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규모 혈세가 투입되는 데도 이에 대해 제대로 감시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라며 "이런 것들이 해결되어야 비로소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십 년의 관행과 문화로 정착된 질서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저부터 책임감을 갖고 노력할 테니 여기 계신 여러분의 사명감을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최재형 감사원장,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등 관련 부처 수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3대 분야, 9개 과제로 생활적폐를 추렸다. '출발선의 불평등' 분야에는 △학사비리 △공공기관 채용비리가 꼽혔다. '우월적 지위남용' 분야는 공공분야 불공정 갑질이다. 권력유착과 사익편취는 광범위하다. △보조금 부정수급 △지역토착 비리 △편법 변칙 탈세 △요양병원비리 △재개발재건축 비리에 △안전 분야 부패 등이다. 3대 분야 중 채용비리 등 출발선의 불평등은 "기회는 공정할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과 정면 배치된다. 문 대통령이 5년 내내 반부패 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정부는 적발·처벌과 재발방지, 피해자 구제를 지속하고 국민권익위가 주관하는 생활적폐 대책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관련 사각지대의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민간에 대한 공직자의 부정청탁 금지는 현재 공무원 행동강령(대통령령) 수준인데 입법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 대책은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요양병원 비리에 대해 7~9월 보건복지부, 경찰 등 합동단속 결과 총 1968억원이 환수 결정됐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통계를 보면, 2017년 환수결정액 대비 징수율이 4.72%미만"이라며 "문제가 된 병원들이 소위 ‘먹튀’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단순히 비리 몇 건 적발하겠다는 대책은 안 된다"라며 "사무장, 병원장 등 연대책임을 물어서 병원이 문을 닫아도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기존과 똑같은 대책이 아닌, 좀 더 본질적인 대책을 보고하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관성'에 머문 관계부처를 디테일을 통해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재개발·재건축 절차‧자격 등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대책에도 "현장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고 일갈했다. '전문성 있는 주민'이 문제라기보다, 시행사가 주민 대표 등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하는데 현재 대책이 이를 짚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학사비리 관련 "비리에 대한 대책을 넘어 더 큰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의 기본 정책방향인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절감, 그리고 진보적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수능비중 축소, 내신·학종 비율 확대 등의 정책 추진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라며 "그 저변에는 학사비리가 작용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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