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고위급회담 28일 열릴까…美외교·정보라인 가동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미국이 외교라인뿐만 아니라 정보라인도 가동해 북한과의 물밑접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지않은 시점에 북미 고위급회담이 다시 성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한반도 문제를 총괄하는 앤드루 김 코리아미션센터장이 지난 14일 극비리에 방한해 3박4일 일정으로 머문 것은 여러 보도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최측근인 김 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5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회담장 사진에 등장했을 정도로 북미협상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이다. 그는 6.12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막후 조율자로 꼽힌다.

김 센터장이 이끄는 코리아미션센터는 폼페이오 장관이 CIA 국장 시절에 만든 팀으로, 6.12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싱가포르나 판문점이 아닌 별도의 ‘제3트랙’을 통해 북한 당국과 사전 협상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미 국무부 쪽 인사가 아니라 CIA 고위인사가 움직인 것은 비핵화 실무협상을 한다기보다는 고위급회담의 개최를 위해 우선 교착국면을 뚫어보겠다는 뜻이 강하게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센터장은 방한기간 정부 당국자를 비롯해 ‘대북통’으로 꼽히는 국회의원 등과 만나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판문점 채널을 통해 북측 카운터파트와 협의를 갖고 이번달 말로 예상되는 북미 고위급회담의 개최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인 북미 고위급회담의 개최 시점으로는 오는 28일이나 그 이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센터장이 만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통 국회의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미 고위급회담은 빠르면 이번주 중, 늦어도 28일경 열릴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했다.

2000년 남북 첫 정상회담 성사의 주역인 박 의원이 그동안 나름의 대북 정보라인을 통해 북한관련 주요 이슈에서 상당히 들어맞는 예측을 해온 만큼 전문가들도 ‘28일 북미 고위급회담’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28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북한은 워싱턴이나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대북전문가는 “미국이 김 센터장을 움직이는 것은 북한과 대화의지가 확실히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21일부터 닷새간 미국 연휴인 추수감사절인 것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출국을 앞둔 28일 전에 고위급회담의 성사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