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상화 합의 불발…4野 "국정조사 요구" vs 與 "수용 불가"(종합)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 및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두고 여야 대치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회 정상화 합의가 또다시 불발됐다.

홍영표 민주당·김성태 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과 함께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를 논의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은 한목소리로 고용세습 국정조사 수용을 요구한 반면 여당은 국정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야4당이 고용세습 채용비리 의혹과 강원랜드 (문제를 포함해) 국정조사에 전부 뜻을 같이하지만, 민주당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입장을 최종적으로 밝혀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 돼서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한 민생경제 법안, 윤창호법 등이 신속하게 처리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근거 없는 국정조사를 수용하면 앞으로 걸핏하면 국정조사를 하자고 해서 국회 운영도 제대로 될 수 없고 국정에서 크게 그렇게 걸림돌이 될텐데 그런 전례를 남겨서 되느냐는 게 당내 주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의원총회를 하고 있었는데 야4당이 의장에게 '국정조사 시기와 범위에 대해선 추후에 논의를 하더라도 일단 국정조사를 수용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야3당의 제안을 수용할지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후 조만간 다시 야권과 다시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야3당(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은 이날 오후 문 의장을 만나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수용할 경우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비롯해 각종 법안 처리, 대법관 인사청문회 등 모든 국회 의사일정에 대해 패키지로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하면 야당의 조국 민정수석의 해임 등의 요구는 없어지는 것이냐' 질문에는 "저는 오늘 그렇게 받아들였다"며 "국정조사를 받으면 나머지 국회일정은 정상화시키겠다고 했기에 당내 의견 수렴을 좀 해야겠다"고 답했다.

이어 "내일(21일) 아침에 의총을 다시 하든 다른 형태로 의견수렴을 하고 나서 야당 제안을 수용할 것인지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을 제외한 야3당은 민주당이 요구조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겠다며 압박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제외하고도 현재 '국정감사 및 조사에 대한 법률'에 따라 국회의장이 국정조사위를 별도로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런 내용들이 민주당에 압박이 될 것"며 "민주당이 끝까지 수용하지 않으면 아마 문 의장께서도 아마 결심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선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 결의문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서도 얘기가 나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가) 법관 탄핵소추안 의사일정을 잡자는 내용이 이번 합의에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을 했는데 입법부를 가볍게 판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부 내부에서 자성과 개혁의 목소리가 나온 것을 높게 평가한다"며 "이제는 국회가 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과 협의해 특별재판부 설치와 탄핵소추 논의를 즉각 시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