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수요 줄지만…해외선 잘나가는 '분유'

국내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국산 분유가 수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지난달 분유 수출액은 전년대비 145.7% 급증했다. 중국 수출이 점차 늘면서 전체 분유 수출액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전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조제분유 수출액은 902만9000달러로 전년 동월(367만5000달러) 대비 145.7% 급증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롯데푸드 파스퇴르 등이 분유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중 중국 수출액은 772만1000달러로 259.1% 급증했다. 캄보디아 수출액은 660만달러로 196%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조제분유 전체 누적 수출액은 7247만1000달러로 16.3% 늘었다.

분유 수출은 전체 물량의 90%를 차지하는 중국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사드 사태로 한국 제품 소비 자체가 줄어 급감하다, 올해 3월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전체 분유 수출액은 7788만달러로 전년대비 56% 감소했다. 중국 수출은 71.6%까지 줄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드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6년 전체 분유 수출은 1억2152만달러, 중국 수출액은 1억492만달러까지 치솟았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사드 영향으로 수출이 60% 정도 빠졌다가 회복되고 있는 추세"라며 "더디긴 하지만 재작년만큼 회복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역시 "중국의 경우 4분기 수출물량이 많다"며 "중국 수출액을 재작년 수준인 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출산율 저하로 수요 자체가 줄고 있다. 게다가 최근 국산 제품인 남양유업 분유에서 이물질이 혼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무엇보다 수입산 분유와의 경쟁이 치열하다. 10월 분유 수입액은 683만달러로25.8% 증가했다. 이 중 독일에서 수입된 분유가 336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호주(42만달러), 오스트리아(19만달러) 순이다. 10월까지 누적 수입액도 6473만달러로 12.7% 늘었다.

이 때문에 분유 업계는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대 시장인 중국은 자국 '가짜분유'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적이 있어, 수입산 분유 인기가 높다. 아직 한국산 분유가 전체 중국 분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로 미미하지만, 아시아권 분유라는 특징과 한류 영향으로 분유 수출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수출 물량이 지나치게 중국으로 치우쳐있어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 롯데푸드가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수출하고 있지만 물량이 크지 않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분유는 일반 식품과 달라 정부 허가 문제도 있고,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을 이미 다국적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어 후발주자로 뛰어들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