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계빚 1500조 돌파..22조원 ↑ '증가세는 둔화'

-가계신용 증가율은 전년比 6.7%로 2014년 4분기 이후 최저수준..7분기 연속 둔화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 8.6조로 확대
가계부채가 3분기에 1500조원을 돌파했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확대되고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으로 대출이 늘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되는 추세이나 여전히 가계소득 대비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8년 3분기중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올 3분기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51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1492조4000억원)보다 22조원(1.5%) 늘었다.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매분기 가계신용 잔액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 등 가계가 갚아야 할 부채를 합한 것이다.


가계부채 증가규모는 전분기(24조1000억원)와 전년동기(31조4000억원)보다는 줄었다. 3분기 기준으로는 2014년 3분기(20조6000억원) 이후 최소 규모로 늘었다. 가계대출이 급등한 때인 2015~2017년 분기당 평균 증가액 30조5000억원도 밑돌았다.

3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6.7%로 2014년 4분기(6.5%)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또 2016년 4분기(11.5%) 정점을 찍은 뒤 7분기 연속 둔화세가 지속됐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방위적 가계부채 대책을 펼친 것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두 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낮춰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신(新) DTI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내용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꺼내들며 대출 문턱을 한층 높였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9.5%였던 가계신용 잔액 증가율은 같은 해 4분기 8.1%로 꺽인데 이어 올해 2분기 7%대, 3분기에는 6%대로 내려갔다. 하지만 여전히 가계부채 증가율은 처분소득 증가율(4.9%)을 훨씬 웃돈다. 한은은 “가계신용 증가세는 앞으로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년 동기대비 증가액은 9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부채의 전년대비 증가액은 2015년 3분기 이래 100조원대를 유지해왔었다.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427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조5000억원(1.3%) 늘었다. 한은은 2분기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된 것에 대해 계절적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확대되고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 등에 기인해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 전세자금 대출은 확대됐다"고 말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분기 평균 아파트 입주물량은 10만7000호로 2016년 분기평균(7만4000호)과 지난해 분기평균(9만7000호)보다 늘었다. 올해 1~3분기 분기 평균 주택 전세거래량은 26만9000호로 지난해 분기 평균 24만1000호보다 증가했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9000억원으로 3분기에 14조2000억원이 늘었다. 2분기(12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은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이 2분기 6조원에서 3분기 8조6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이 늘었지만 기타대출은 6조8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증가액은 '0'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5000억원 줄며 올해 들어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기타대출이 1조5000억원 늘었다. 주담대가 막히면서 비교적 금리가 높은 기타대출로 쏠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기타금융기관도 보험기관, 연기금 대출이 소폭 확대됐으나 여신전문기관 등이 축소되면서 증가폭은 2분기 6조6000억원에서 3분기 4조2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판매신용 잔액은 86조7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3조6000억원(4.3%)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분기 2조1000억원에서 3분기 3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추석연휴 등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이용금액 증가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