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자발적 참여로 에너지 3.0% 감축 '우수사업장 인증제도'

지난 19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2018 에너지 우수사업장 인증 수여식에서 인증 기업 관계자들이 인증서를 수여받고 있다. /사진=한국에너지공단

온실가스 감축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에너지 효율 향상·절약’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유력한 수단으로 떠올랐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에너지효율을 향항시킨 사업장들을 ‘에너지 챔피언’으로 인증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우수사업장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은 발전설비를 늘리지 않고도 전력 공급을 보다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도 각광을 받는다.


21일 우수사업장 인증제도 운영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이 제도는 규제 일변도의 온실가스 감축·에너지 정책에서 벗어나 산업계가 자발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향항시키고 온실가스를 국제사회의 요구에 맞게 줄이도록 유도하는 게 목적이다.

그동안 정부의 에너지효율 향상 정책과 기업의 자구적인 노력으로 국내 산업계의 에너지효율 수준은 우수한 편이지만, 배출권거래제 등 규제 중심 제도로 인한 기업들의 피로도 또한 높다. 우수사업장 인증제도는 기존 제도와 다르게 규제와 진흥이 조화를 이루도록 인증현판 수여를 통한 이미지 홍보, 담당자 기술교육 및 현장 기술지도 등을 통해 기업들의 자구적인 에너지절감 노력을 유도하고 그 성과를 치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베터 플랜츠’ 독일의 ‘산업부문 자발적 협약제도’ 등을 벤치마킹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와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우수사업장 인증제도를 설계했다. 미국과 독일의 제도는 기업의 참여도나 에너지절감 측면에서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공통점은 자율적으로 에너지효율을 향상한 산업체를 인증하고 기술교육, 세금환급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년간 45개 기업, 58개 사업장이 우수사업장 인증에 도전했다. 평가를 통해 현재까지 우수사업장으로 인증된 기업은 총 39개 기업, 49개 사업장이다. 올해 우수사업장으로 인증된 곳은 동서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등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소비량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발전회사들과 함께 포스코, 두산중공업, LG화학, KT 등 주요 에너지 다소비기업 등 총 19개 기업 24개 사업장이다.


인증평가 결과 2017년도 시범사업에서는 기준년도 에너지사용량 대비 평균 약 2.8%를 절감했다. 올해 본 사업에서는 평균 3.0%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2개 연도의 성과를 더하면 약 160만 toe(석유환산톤, 1toe는 원유 1t의 열량)의 에너지 절감과 약 560만 tCO2(온실가스 배출량, 1tCO2는 경유 1리터 사용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의 온실가스 감축량에 해당한다.

인증된 사업장은 대부분 체계적인 에너지경영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된 사업장 중 절반 이상이 ISO 50001 인증을 보유하고 있거나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 설치확인을 받았다. 다수의 사업장이 전사적인 에너지효율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절감 노력과 자체적인 환류활동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수사업장으로 인증된 사업장은 설비 운전방법 개선, 고효율 설비 교체, 에너지 시스템 구축 등 각 업종에 맞는 에너지효율 개선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사용, 부생연료 및 폐열원의 재사용, LED 조명 교체까지 다양한 에너지절감 노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일부 사업장들은 수요자원거래시장(DR), 에너지효율시장(EE) 등 에너지신산업에 참여해 국가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 운영 측면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우수사업장은 에너지절감을 위한 사내 홍보 및 캠페인 실시, 에너지절감 성과에 대한 외부 전파 등 인식 개선 및 정보 교류 활동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수사업장 인증제도는 2017년 시행된 시범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산업부문의 대표적인 수요관리 신규 이행제도로 명시됐다. 올해 초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에 우수사업장 인증제도 운영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여 공식적인 정부 인증제도로서의 첫 걸음을 시작했다.

에너지공단은 현재 시행중인 과거의 에너지절감 성과 인증방식에 대한 의견수렴을 통해 개선 방안 등을 만들어 제도 운영방법을 개편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참여사업장이 자발적으로 중장기 에너지효율 개선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 여부를 평가해 인증하는 방식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아울러 우수사업장으로 인증된 기업들이 그 지위에 걸맞은 사회적 가치 창출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당 기업의 전·후방 가치사슬(value-chain) 내에 있는 중소기업들과 에너지절감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상생협력을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우수사업장 인증제도를 국가 에너지 이용합리화와 온실가스 감축을 함께 견인할 수 있는 핵심 제도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대한민국 모든 기업들이 에너지챔피언이 되는 그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