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차명주식·계열사 허위 신고' 신세계·카카오·셀트리온 기소

대주주 차명주식 현황, 계열사 주식보유 현황 등을 허위 신고한 신세계·카카오·셀트리온 등 대기업 총수와 그룹 계열사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사실을 이미 적발하고서도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경고'로 종결하고,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은 대기업집단 회장 4명과 대기업집단 계열사 13곳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주주 주식소유현황·재무상황 및 다른 국내회사 주식의 소유현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허위로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을 경우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해당 조항은 대기업들이 각종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할 우려가 커 법 제정 시부터 형사처벌만 규정돼 있는 조항이다.

신세계그룹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대주주 이명희 회장의 차명주식 실소유자를 허위 신고하고, 계열사 3곳의 신고를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는 2016년 계열사 5곳을 누락한 채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셀트리온은 2016년 계열사 5곳을 누락한 채 허위 신고한 행위로 기소됐다. 중흥건설은 2015년 계열사 3곳을 누락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세계, 셀트리온, 카카오, 중흥건설 4곳은 총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롯데그룹 9개 회사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하위 계열사 16곳을 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한라 역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채무보증현황을 누락한 채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기소된 업체들이 신고에서 누락시킨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등 추가적인 범죄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정위가 다수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들을 법적 근거 없이 고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지난 6월 공정위 기업집단국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조사 결과 공정위는 대기업 대주주의 차명주식, 계열사 주식보유 현황 등을 누락하는 등의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 총 177건을 인지하고 충분한 증거자료를 확보했음에도 단 11건(6.2%)만 검찰에 고발하고, 나머지는 자체 종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15건은 무혐의, 151건(85.3%)은 법적 근거나 객관적 기준 없이 '경고' 또는 '벌점부과' 형태로 처리해 고발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공정위는 기존에 고발했던 사건보다 더욱 중한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반복적으로 경고 처분만 했다"며 "10여개 대기업 총수에 대해 3회 이상 경고만 하고 고발 없이 사건을 종결했고, 이 사건들은 공소시효 도과로 처벌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공정위 담당 공무원의 업무처리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는 감사원에 자료를 송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