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김기춘 보석 기각…구속 상태서 2심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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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2018.10.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압박해 특정 보수단체를 지원하게 한 '화이트리스트'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9)이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김 전 실장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김 전 실장 등은 허현준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과 공모해 전경련이 2014년 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특정 보수단체에 총 69억원가량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김 전 실장에 대해 "비서실장으로서 최초로 보수단체 지원 방안을 지시하고 구체적인 단체명과 자금 지원 목록까지 보고받고 실행을 지시했다"며 "보수단체를 활용하고 비서실 조직의 지위를 이용해 책임이 매우 엄중하다"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9일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이후 19일 열린 비공개 보석 심문에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 측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형법에 따르면 강요죄의 구성요건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해야' 한다.

1심은 이와 관련해 김 전 실장의 직접적인 협박행위는 없었지만 강요죄를 유죄로 판단했다. 김 전 실장 측은 보석심문에서 청와대를 조폭 등 범죄집단으로 본다면 전경련에 대한 김 전 실장의 요청도 협박으로 볼 수 있지만, 과연 그게 이치에 맞냐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범위가 넓어진다면 앞으로 강요죄가 남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김 전 실장의 건강문제도 보석 사유로 거론됐다. 김 전 실장 측은 김 전 실장의 질병에 대해 복수의 의사가 '돌연사의 위험이 있다는 소견서를 보내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 오전 10시 김 전 실장 등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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