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文정권, 사법부 세력 교체에 '판사 탄핵' 악용"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에 대한 탄핵소추 움직임과 관련해 "여당이 통상적인 입법부의 사법부 견제 차원이 아닌 사법부 내 세력 교체의 수단으로 '탄핵'을 악용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이 이제는 자신들과 이념적 성향이 비슷한 분들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서 사법 권력의 밑동마저 장악하는 시도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렇지 않고서야 피의사실이 확정되지도 않고 누가 피의자인지 특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판사들이 일제히 '의혹 있는 사람은 전부 탄핵하라'며 법률가로서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모습을 보일 수 있겠냐"며 그런 의도 없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당인 민주당이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서 대상자가 최소 13명이니, 누구누구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느니 하며 '살생부'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이게 우연히 일어나는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아직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불확실한 혐의를 갖고서 판사들을 탄핵하자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게다가 판사들이 스스로 개혁하겠다는 자정 노력 없이, 탄핵을 여당과 입법부에 청탁하는 것은 비겁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이어 "판사들이 스스로 무죄추정의 원칙과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를 뒤흔드는 것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인권 변호사 출신 문재인 대통령의 양심에 호소한다"며 "정부는 부당한 방법에 의한 사법부 장악 시도가 있다면,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피의 사실이 있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