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 '최순실 특검' 핵심 인력 손에 맡겨져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손에 맡겨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서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수사 지휘봉을 잡아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의혹 사건을 배당받았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결론냈다. 이에 따라 전날인 20일 검찰에 정식으로 고발했다.

앞서 지난 8월 1일 금융위원회가 공시의무 위반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발한 사건 역시 중앙지검 특수2부에 배당된 바 있다. 당시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미국 바이오젠사에 부여하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판단했으면서도 가치 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삼성 측이 분식회계를 했다는 금융감독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에 대해 공시 누락은 물론 분식 회계 혐의까지 인정한 최종 판단이 나온만큼 검찰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검찰의 삼성바이오 수사가 분식회계에 의한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넘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과정 연관성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바이오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과정에서 분식 회계를 통해 가치 부풀리기를 했다는 의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당시 특별검사팀 수사에서 이미 제기된 바 있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승계작업을 위해 뇌물을 주고 그 대가로 삼성바이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할 수 있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특히 당시 국정농단 특검의 핵심 인력이었던 한동훈 3차장검사가 이번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특검의 주장은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과 2심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증선위 고발을 계기로 한 차장이 특검의 연장선에서 삼성바이오 상장이 뇌물을 통해 이뤄졌을 가능성을 다시 한번 수사하게 됐다는 것이 법조계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특검에서 이 부회장 승계작업 부분을 담당했던 수사팀 검사 일부가 이번 삼성바이오 수사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3차장 휘하 특수부 인력 대부분이 현재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투입된 상황이어서 삼성바이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즉시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이르면 연내 소환되면서 '사법농단' 의혹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삼성바이오 수사 역시 본격적인 수사 돌입이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