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수소버스 배기구 코 댔는데 아무 냄새도 안났다"

박원순 서울시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1일 오후 서울광장 앞에서 수소버스 시승하고 있다.

"서울시청 옆에 수소버스가 주차돼 있길래 정말 배기가스가 나오지 않는지 호기심이 발동해 배기구에 코를 대고 직접 맡아봤는데 정말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박원순 서울시장)


"대통령을 모시고 프랑스 국민 방문 당시 에펠탑이 보이는 번화한 파리 알마광장에 수소충전소가 있었다. 운전사들이 자유롭게 셀프 충전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나라가 수소 선진국이고 앞서간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친환경 수소버스가 21일부터 서울 시내버스 405번 노선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CNG(천연가스)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CNG 개질식 수소충전소’ 국내 최초로 내년 서울시내에 1개소를 만들기로 했다. 특히 서울시는 도심 수소 충전소 설립을 위해 이격거리 등에 대한 규제 완화, 제조식 수소충전소 설립시 국비지원확대(15억원→30억원) 등을 국토교통부,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조명래 환경부장관,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수소버스 도입·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이 열렸다.

협약식을 마친 후 서울시청 앞에서는 405번 수소버스의 시승식과 함께 미세먼지 정화 시연회가 열렸다. 미세먼지를 불어넣어 뿌옇게 변한 대형 풍선은 수소버스의 필터를 거치면서 이내 다시 투명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시연을 본 박 시장은 "(매연을) 안 내뿜고 외부 공기도 청소한다는 거죠?"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수소버스를 제작한 현대자동차 측은 "이 필터를 거치고 나면 빠져나가는 미세먼지가 없고 화학약품도 거를 수 있다" "(필터를 거친 공기는) 일반 공기보다 깨끗해 달리는 공기청정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청 앞에서 출발한 405번 수소버스는 광화문, 종각역, 을지로입구역을 거쳐 약 10분 간 운행을 마쳤다. 버스 뒷문 바로 앞 자리에서 시승을 마친 박 시장은 "버스가 조용하고 편안해서 승차감이 좋았다"며 "결국 가격을 내리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405번 노선에 수소버스 1대를 시범 도입한다. 이어 내년 7대를 추가 시범 운영한 후 결과에 따라 연차별 시내버스 대‧폐차 물량에 맞춰 수소버스 운행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국적으로는 내년 서울·울산·광주·경남 창원 등 6개 도시에서 30대 수소버스가 운행된다.

405번 수소버스는 양재동 소재 수소충전소에서 수소 충전 후 염곡동 차고지부터 서울시청까지 1일 4~5회 운행한다. 1회 충전으로 하루종일 운행할 수 있다. 충전시간은 CNG 충전과 유사하게 15분 정도 소요되며, 1회 충전(24.8kg)으로 317km 주행(서울 시내모드 기준)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시내 2곳에 불과한 부족한 수소충전소를 2021년까지 6개소로 늘린다.다만, 서울 도심엔 규제 때문에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수소충전소와 주택 등과 이격거리를 현 50m에서 25m로 줄여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또 도심엔 고압수소충전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워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제조식 수소충전소를 지어야 한다는 점에서 국비지원 확대도 요청했다.

수소충전 인프라는 수소차 보급의 핵심 요소로서 향후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가스공사의 공급관리소에서 배관망으로 수소를 공급하는 수소충전소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