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부는 2019 FA 시장 [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양의지. /사진=OSEN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0일 2019년 FA(자유계약선수) 중 승인 선수 15명의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습니다.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두산 베어스)를 비롯해 SK 와이번스의 최정·이재원, LG 트윈스의 박용택, 넥센 히어로즈의 김민성 등이 FA 시장에 나왔습니다. 이들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공인을 받은 대리인(에이전트)을 내세워 올해부터 FA 협상에서 선수를 대신해 본격적으로 구단과 협상할 수 있습니다.

15명 가운데 신규 자격은 10명, 재자격은 4명, 자격 유지는 1명입니다. FA를 승인받은 선수들은 해외 구단을 포함해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선수 계약을 위한 교섭을 할 수 있습니다. 양의지는 지난 해 4년 80억 원의 포수 최고 연봉을 받은 강민호(삼성)의 몸값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KBO 사무국과 각 구단은 FA 상한액을 4년 총액 80억원으로 묶는 내용을 골자로 한 FA 제도 개선안을 선수협에 제시했지만, 선수협은 FA 상한액 제도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아 결국 FA 제도 개선안 자체가 백지화됐습니다.

올해부터 KBO는 공정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FA 이면계약 금지 규정을 위반한 구단에 다음 연도 1차 지명권 박탈과 함께 제재금 10억원을 부과하고, 선수에게는 1년간 참가활동정지 제재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KBO FA 제도는 지난 1999년 시즌 종료 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까지 FA 계약으로 이적한 선수는 투수가 21명이고 야수는 41명으로 총 62명입니다. 첫해 최고액은 투수 중에서는 이강철(해태-삼성)로 3년 8억원이었고, 야수 역시 김동수(LG-삼성)의 3년 8억원이었습니다.

차우찬. /사진=OSEN

그 후 투수는 2013년 장원준이 롯데에서 두산으로 옮기며 4년 80억원을 받고, 2016년에는 정우람(전 SK)이 한화로 가면서 4년 86억원을, 2015년 윤석민(KIA)이 소속팀과 4년 90억원으로, 2017년 차우찬(전 삼성)이 LG로 이적하며 4년 95억원을 받은 것이 최고액이었습니다.

야수는 2005년 심정수(전 현대)가 삼성으로 옮기며 4년 60억원에, 2013년 이용규(전 KIA)가 한화로 가면서 4년 50억원에, 정근우(전 SK)가 한화로 이적하면서 4년 70억원에 계약했습니다. 2016년에는 유한준(전 넥센)이 KT로 옮기며 4년 60억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2016년 박석민(전 삼성)이 NC로 이적하면서 4년 96억원의 거액을 받았고 2017년에는 최형우(전 삼성)가 KIA로 가며 4년 100억원으로 처음으로 100억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김현수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있다가 올해 복귀하면서 원 소속팀 두산과 계약하지 않고 LG와 FA 계약을 하며 4년 115억원에 한 것이 야수 이적 최고액입니다.

이대호. /사진=OSEN

역대로는 이대호(36)가 일본과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와 2017년 롯데와 4년 총액 150억원에 계약해 규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현수가 2위이고 최형우가 3위입니다. 4위는 2017시즌 종료 후 친정팀 롯데와 4년 총액 98억원에 FA 계약을 한 손아섭이며 5위는 4년 96억원의 박석민입니다.

6위는 4년 총액 95억원의 차우찬이고 7위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40인 로스터에 들지 못하며 메이져리그에서 1년 만에 돌아와 당시 역대 FA 최고액인 4년 90억원으로 계약한 윤석민입니다.

8위는 황재균(4년 총액 88억원)이고 9위는 2014시즌 종료 후 당시 역대 FA 최고액인 4년 86억원에 재계약한 SK의 최정입니다. 10위는 2016년 시즌 후 계약기간 4년, 계약금 32억원 등 총액 8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여 SK에 잔류한 김광현입니다.

KBO가 선수협에 제안했다가 무산된 4년 총액 80억원은 연간 20억원으로 엄청난 액수입니다. 이제까지 4년 80억원 이상의 선수는 모두 11명입니다.

10개 구단이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는 이면 계약도 못 합니다. 구단들은 FA 계약, 외국인 선수 계약에서 이면 계약이 드러나면 계약 무효와 함께 해당 선수는 1년간 못 뛰고, 해당 구단엔 10억원의 벌금과 함께 신인 1차 지명권 박탈로 중징계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FA 시장은 전체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서너 명에게는 대박을 안길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