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파업 돌입…소비자 "처우 개선 계기 됐으면"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공공운수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택배노동자 총파업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노동조합 인정하라!'는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이 이틀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택배노조가 무기한 파업을 예고해 '택배 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파업을 지지하는 소비자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택배 노동자들은 지난 21일 택배기사 사망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과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에는 노조원 택배기사 700~800여명이 모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택배 노동자 사망사고를 계기로 총파업에 나서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는 하차 작업을 하던 택배 노동자 A씨가 후진하던 트레일러에 치여 숨졌다. 지난 8월에는 대전물류센터에서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노동자가 감전돼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택배노조 측은 반복되는 사망사고의 원인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은 "본사(CJ대한통운)의 반노동자적 행태로 택배 노동자들이 위험에 내몰리고 있지만 본사는 이를 개선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택배 노동자들은 하루 13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하는데, 그중 택배를 분류하는 7시간은 무임금으로 노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비자 다수는 이번 파업을 계기로 노동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며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직장인 강슬기씨(27)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연대한다"며 "택배가 조금 늦어도 상관없다. 택배 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고 전했다.

누리꾼들도 "노동환경이 꼭 바뀌길 바란다", "택배 대란? 불편해야 개선된다", "동료들이 사고로 죽어나가는데 얼마나 절박하겠냐", "날도 추워지는데 힘내시길 바란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CJ대한통운 본사 측은 택배연대노조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독립적 사업자 신분인 택배기사가 근로자 지위를 가질 수 있느냐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위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면서 "이와 별개로 택배연대노조와 개별 대리점이 협의를 통해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