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짖는다는 이유로 덕구는 장애견이 됐습니다'

머니투데이

김건휘 인턴기자

/사진='유기동물엄마아빠' SNS 캡처

짖었다는 이유로 학대를 당해 결국 네 발을 잘라낸 강아지를 두고 '동물보호법'을 강화해 달라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은 하루만에 동의 2만명을 돌파했다. 동물권 단체는 사회 전반의 인식을 개선해서 학대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는 "짖는다는 이유로 덕구는 장애견이 되었습니다"는 글이 올라왔다.

동물보호단체 '유기동물의 엄마아빠'(이하 유엄빠) 소속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게시물을 통해 강아지 '덕구'가 당한 학대를 설명했다.

덕구는 지난 10일 짖었다는 이유로 행인에게 잔인한 학대를 당했다. 수의사의 진료 결과 덕구는 염산 등의 화학 약품이나 뜨거운 물로 인해 화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네 발을 모두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고 생사를 오가는 중이다.

청원자는 "형법상 동물학대범의 최고형은 징역 2년, 벌금 2천만원이지만 실제로 징역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처벌 수위를 높여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스위스 등처럼 헌법에 동물권을 명시해야"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23일 오전 10시30분 기준 2만29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진='유기동물엄마아빠' SNS 캡처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동물보호법에 학대 조항이 제대로 명시돼 있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동물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신체적 고통'이라는 처벌 조항은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처벌 강화가 완벽한 해답은 아니라고 말했다. 사회적 인식 개선을 통해 동물학대를 사전에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동물권을 헌법에 명시하게끔 요구하는 운동 역시 같은 취지"라며 "헌법에 동물이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명시된다면 사람들의 시선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이 대표는 주장했다. 미국의 ‘동물관리담당자'(animal control officer)를 모범 사례로 들었다. '동물관리 담당자'는 미국 지자체의 공무원으로, 동물 학대 외에도 동물에 관한 모든 민원을 처리한다. 체포와 기소도 가능해 응급 상황이 생길 경우 적절한 조처를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금처럼 동물권 보호를 시민단체에 일임해서는 안 되며 사회적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