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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술집의 개, 사당의 쥐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본지 대표 |입력 : 2018.11.26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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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한비자’에 나오는 ‘술집의 개’ 이야기다. 중국 송나라 때 술맛이 아주 좋은 술집이 있었다. 오는 손님들에게 대접을 잘했고 깃발을 높이 걸어 멀리서도 잘 보이게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술이 팔리지 않아 쉬어버리곤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 술집에 있는 사나운 개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개를 무서워해 그 술집을 기피한 것이다.
 
한비자에는 ‘사당의 쥐’ 이야기도 나온다. 환공이 관중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뭔지 묻자 사당의 쥐라고 답한다. 사당의 쥐를 내쫓기 위해 불을 지르자니 나무들이 다 타버릴 것이고, 물을 붓자니 벽이 무너질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한비는 술집의 개와 사당의 쥐 이야기를 통해 군주가 나라를 다스릴 때 경계해야 할 바를 가르치지만 어느 시대 어느 정권을 불문하고 이 교훈은 유효하다.
 
비유하자면 민주노총은 문재인정권에 있어 술집의 개 같은 사나운 존재다. 청와대 앞에서 기습시위를 하고 천막농성을 하면서 대통령이 면담에 응하지 않으면 청와대로 쳐들어가겠다고 협박까지 한다. 그런데도 어떤 공권력도 제재는커녕 말 한마디 못한다.
 
민주노총은 합리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며 탄력근로제 저지 등을 이유로 총파업을 일삼는다. 정부와 기업이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이라는 큰 양보를 했으면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정도는 얼마든지 협의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친형 강제입원, 조폭 연루, 여배우와의 부적절한 관계, ‘혜경궁 김씨’ 의혹 등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비유하자면 문재인정권에 사당의 쥐 같은 존재가 돼버리고 말았다.
 
이재명 지사와 관련, 지금까지는 그동안 제기된 친형 강제입원이나 조폭 연루, 여배우와의 스캔들 등이 모두 의혹과 설에 그쳤지만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은 이 지사 본인의 정치생명은 물론 여권 전체를 뒤흔드는 폭탄으로 등장했다.
 
경찰은 일반의 예상을 깨고 지난 대선 때 트위터에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세월호 유족에 대한 모욕과 저주에 가까운 글을 써온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지사의 부인이라고 발표하고 이 지사 부인 김혜경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이 지사는 이에 대해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했다”며 반발하지만 혜경궁 트위터 사건은 여당을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의 내분 양상으로 치닫게 하는 기폭제가 되고 말았다.
 
술집의 사나운 개든 사당의 쥐든 그대로 두면 법치가 무너지고 지지율이 떨어지고 레임덕이 시작되기 때문에 원칙 대응하는 게 맞지만 그럴 경우 권력 자체가 위태로워져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실제로 노무현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 화물연대 파업을 계기로 여당과 민주노총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며 국정지지율이 급락하고 국정운영의 동력까지 약화된 전례도 있다.
 
문재인정부는 민주노총 문제와 이재명 지사 관련 사건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한비자에서 해답을 찾는다면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이다.
 
한비자에는 술집의 개와 사당의 쥐 얘기에 바로 이어서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천하를 넘길 때 얘기가 나온다. 곤과 공공이라는 두 신하가 “어찌하여 천하를 순과 같은 하찮은 자에게 양위하려 하느냐”며 극력 반대하자 요임금은 병사들을 시켜 두 사람을 모두 죽여버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요임금과 같은 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요순의 태평성대는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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