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향해 출발한 文…경제·북핵 '기승전-트럼프' 순방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뉴욕=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 허버드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09.24.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성남 서울공항을 떠나 체코 프라하로 향했다. 체코-아르헨티나-뉴질랜드로 이어지는 5박8일 ‘지구 한 바퀴 순방’을 시작했다. 5박8일 동안 떠나는 체코·아르헨티나·뉴질랜드 순방의 초점은 '기승전-트럼프'에 맞춰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과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어떻게 협상을 할 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할 지 등 중심은 트럼프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이 다음달 4일 지구를 한 바퀴 돌고 귀국할 때쯤, 동북아 역학관계에 변화가 생겼을지 여부를 지켜볼 일이다.

◇트럼프-시진핑 담판에 靑도 촉각=문 대통령은 체코 프라하를 거쳐 오는 29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되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참석한 후 뉴질랜드를 거쳐 다음달 4일 귀국길에 오른다. 순방의 중심에 G20이 있다.

G20의 최대 관심사는 미중관계 개선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무역전쟁으로 전세계에 정치·경제적으로 큰 혼란을 일으켜왔던 양국 정상이 마침내 담판을 벌인다.다.

미중 담판은 G20을 향해 출국하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주요 관심사다. 문 대통령이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과 공감했듯, 무역전쟁으로 인해 국내 경기가 위축된 상황이라는 인식이 청와대 내에 강하다. 무역전쟁 변수가 해결이 된다면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청와대 내부에 있다.

상황은 냉정하게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단기간 안에 미중 간 생각이 같아지리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의 지식재산권 문제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해상 실크로드)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는 날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향한 '추가 관세'도 언급했다.

◇연내 김정은 답방 및 종전선언 가닥 잡힐듯=미중 간 담판은 북핵 협상에도 중요하다. 동북아 역학이 순류(順流)인지 역류(逆流)인지 여부가 결정날 것이기 때문이다.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북핵 협상은 G2 변수의 하위의제로 전락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도 후견자(중국)와 협상 대상자(미국) 간 관계가 악화되면 협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중요성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이번 G20에서 시 주석과 담판을 앞둔, 혹은 끝낸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과 관련 돌발적으로 '즉문즉답'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미뤄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 향후 협상구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가감없이 전달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내년초로 추진되고 있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수석 협상가가 돼 달라"고 돌파구 마련을 당부한다면,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도 힘이 붙을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협상에 대한 기대와, 우리의 (중재) 역할에 대한 기대를 교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순방을 기점으로 청와대 역시 연내 종전선언 및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추진 타이밍과 관련한 확실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복귀하는 다음달 4일은, 각종 협상을 연내에 마무리하기에는 빡빡한 시점이다. 청와대는 일단 "모든 경우를 열어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빈손 서울 방문'을 꺼릴 게 분명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필요충분조건은 북미 고위급 회담의 개최다. 여기서 '상응하는 조치'를 어느정도 보장받아야 김 위원장도 '다음 협상'을 생각할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이 1월초로 확정된다면 김 위원장의 답방이 2월까지 밀려도 부담이 적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이 생각보다 늦은 시점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청와대는 '촉진자' 입장에서 김 위원장의 빠른 답방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