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영업 탈피하는 지방은행…수도권 공략 박차

지역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방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수도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소규모 점포, 중소기업 전문 점포 등을 열어 비용은 줄이고 특화된 전략으로 수익을 낸다는 계획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전날 경기도 부천에 지점을 개소했다. 평택지점, 화성지점, 안산 반월공단지점에 이어 경기도에는 4번째 점포로 기존 3개 점포와 마찬가지로 소매금융보다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금융을 주로 취급할 예정이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12월에는 인천에도 지점을 냈다. 서울지역 3개 점포를 포함해 이번 부천 지점까지 수도권 지역 점포수는 총 8개로 늘었다. 내년에는 점포가 한 곳도 없는 대전과 세종시 등에 지점 개소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대구은행은 브랜드 이미지가 영업기반을 지역에 한정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역색을 희석시키고 전국구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DGB금융지주의 주도로 서브 브랜드 개발에도 착수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대구은행은 역내 지역 여·수신 점유율이 지방은행 가운데서도 가장 높아 타 지역으로의 영업망 확충 필요성이 높다"며 "대구은행의 강점인 지역 중소기업 지원 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 등 타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일찍이 수도권에 진출해 이미 지역 외 수익비중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김한 JB금융 회장이 전북은행장을 맡던 2010년부터 꾸준히 역외지역을 공략해 현재는 서울지역 점포 10개를 포함해 수도권에 총 16개 점포를 운영중이다. 광주은행은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 규제가 풀린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망을 늘려 서울지역 19개 점포를 포함해 수도권에 총 31개 점포를 열었다. 내년에도 1~2개 점포를 추가 개소할 계획이다.

두 은행은 고정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꾸준히 점포를 늘리는 전략으로 수도권 수익 비중을 늘리고 있다.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한 건물의 2층이나 3층에 직원 4~5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점포를 두고 영업하는 방식이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특히 지난 2016년 가계부채 대책으로 시중은행의 아파트 중도금 대출 유치가 주춤한 사이 적극적으로 서울 등 수도권 중도금 대출 영업에 나섰고 올들어 이 대출의 변동 금리가 높아지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 3분기 대부분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거나 정체된 사이 JB금융의 3분기 NIM은 2.70%로 전분기보다 0.06%포인트(p)가 올라 6분기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JB금융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해외와 수도권 등 역외지역 수익비중을 70%까지 늘리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BNK금융지주 산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수도권 신규 점포 개설엔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 부산은행은 11개, 경남은행은 6개 지점을 수도권에 두고 있다.